[광주=뉴시스]변재훈 기자 = 일본 유학길에 돌아오자마자 전두환 정권 공안 당국에 의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옥살이를 한 60대가 40년여 만에 무죄를 인정받았다.
광주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김진환 부장판사)는 22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징역 7년·자격정지 7년을 선고받았던 문모(65)씨의 재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문씨는 1985년 아버지와 함께 일본을 오가며 이적 공작활동을 벌인 혐의로 기소돼 유죄가 확정됐다.
그러나 이들은 당시 안기부 광주분실 수사관들에게 불법 체포·감금된 뒤 잠을 자지 못하는 등 가혹행위를 당했다. 이 과정에서 머리를 여러 차례 맞는 폭행도 있었다.
공안 당국은 이를 통해 받아낸 진술을 바탕으로 기소했고 문씨 부자는 형사 처벌까지 받았다.
이 사건은 2024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수사기관의 위법한 공권력 행사에 따른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에 해당한다는 진실규명 결정을 받았다.
앞선 결심 공판에서 검사도 진실규명 결정 등을 고려해 무죄를 내려달라고 구형했다.
재심 재판부는 "안기부 수사관들이 문씨 등을 구금할 당시 사전구속영장을 발부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고 긴급체포 사유가 있었다고 해도 적법한 수사 절차를 거쳤다고 보기 어렵다. 불법 체포·감금에 해당한다. 가혹행위를 당한 것으로 볼 개연성이 있어 수사기관의 피의자 신문 조서는 임의성 없는 진술에 해당한다고 볼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원심에서의 기록 등을 살펴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어 사실 오인, 법리 오해의 위법이 있다"며 원심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문씨에게 "오랜 기간 심적 고통을 받았을 텐데 이 판결로 해소되시길 바란다"고 위로를 전하며 "변호사와 형사보상 절차에 대해서도 잘 논의해보길 바란다"고 했다.
문씨는 선고 직후 "40여년 넘는 세월 동안 짓지도 않은 죄로 밤을 지새웠다. 무죄로 뒤집힌 재판 결과보다도 다시는 이 같은 억울한 사법 피해자를 낳는 공안 조작은 되풀이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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