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U-23 아시안컵 준결승서 0-1 패배
"갈수록 일본에 열세…냉정한 피드백 필요"
"한국 축구, 전략·전술·게임 모델 명확성 부족"
[서울=뉴시스] 하근수 김진엽 기자 = 이민성호가 무딘 공격을 끝내 해결하지 못한 채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우승 기회를 놓쳤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U-23 축구대표팀은 지난 20일(한국 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 홀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0-1로 패배했다.
3·4위전으로 추락한 한국은 24일 오전 0시 같은 장소에서 베트남과 대회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한국은 조별리그 2차전 레바논전(4-2 승)과 8강 호주전(2-1 승)에서 긍정적이었던 부분을 되짚으며 일본전을 준비했다.
경기 전날 감기 몸살에 시달린 이민성 감독 대신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경수 수석코치는 "일본은 실점이 적고 득점이 많은 팀"이라고 경계하면서도 "수비 뒷공간 공략, 중원 압박을 통해 일본의 허점을 우리의 강점으로 살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레바논전에선 페널티 박스 안 숫자가 많고, 볼을 소유하면서 좋은 포지션을 가져 많이 득점했다. 호주전도 나쁘지 않은 경기를 했다. 침투라던가 슈팅 등 결정할 수 있는 부분들을 주문했는데 좋은 과정이 결과로 이어졌다"며 공격에 집중하겠다고 예고했다.
전반전에는 되레 상대 압박에 고전하면서 날카로운 장면조차 만들지 못했다.
전반 26분 프리킥 세트피스에서 김용학(포항)이 시도한 헤더가 전반전 유일한 슈팅이었다.
위태롭게 버티던 한국은 전반 36분 고이즈미 가이토에게 실점을 내주고 말았다.
탈락 위기에 놓인 한국은 균형을 맞추기 위해 분투했으나 결정력 부족에 발목을 잡혔다.
강성진(수원), 김태원(카탈레 도야마), 정승배(수원FC)가 적극적으로 슈팅을 시도했고, 장석환(수원)이 골대를 강타하는 등 고삐를 당겼지만 모두 골망을 가르진 못했다.
전체 8개 슈팅 중 7개를 페널티 박스 안에서 시도했음에도 한 골도 넣지 못한 건 반드시 보완이 필요하다.
경기 종료 후 이 감독은 "전반전에 너무 위축된 경기를 하지 않았나 싶다. 후반전에는 잘 싸웠는데 득점하지 못해 아쉬웠다"며 "상대 골키퍼가 잘 막았다기보단, 우리가 잘 차지 못한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어 "전반전에 좀 더 앞에서 압박을 시도하고, 적극적인 자세를 갖고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후반전에 그런 식으로 바꿔 적절하게 대응했는데, 축구는 득점을 해야 이기는 경기이기 때문에, 득점하지 못한 거를 보완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을 대비해 U-23이 아닌 U-21로 연령대를 낮춰 출전한 일본에 덜미를 잡혔다는 점에서 더욱 아쉽다.
한 위원은 "그런 상황에서 전술적으로도 이러한 열세들을 커버하고 극복할 만한 무언가를 선보이지 못했다"며 내용과 결과를 모두 놓쳤다고 평가했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도 두 살 어린 우즈베키스탄(0-2 패)에 충격패를 당한 바 있다.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졸전으로 올해 9월에 열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대한 전망도 어두워졌다.
한 위원은 "아시안게임이라는 특수상황에 항상 얽매이다 보니, U-23 대회가 열릴 때마다 목표 설정과 목표 의식이 달라지는 것도 문제"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회 전반에 관한 냉정하고 치밀한 리뷰와 피드백이 대한축구협회 기술파트 및 전력강화위원회에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 내내 이어졌던 결정력 부족에 대해서는 "U-23 대표팀만의 문제는 아니다. 한국 축구 전체적으로 봤을 때 전략, 전술, 게임 모델에 대한 명확성이 굉장히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또 "일본이나 스페인처럼 획일화된 방향성을 가지고 성장하는 게 아니라서, 갑자기 모아놓으면 체계가 없는 상태가 된다. 이런 상태에서 괜찮은 경기를 하고 좋은 성적을 내는 건 모든 대표팀에서 불가능한 일이 됐다"고 덧붙였다.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전망으로는 "사실 아시안게임은 금메달을 따는 것보다 못 따는 게 더 어렵다고 생각하는 쪽이다. 아시안게임에 나오는 팀들의 전력 자체가 우리랑 차이가 너무 크다. 하지만 그런데도 쉽지만은 않은 게 사실"이라고 얘기했다.
이어 "타 국가 전력이 약해졌지만, 어떻게 나올지는 대회 직전에 가봐야 한다. 또 일본이 개최국인데 예전처럼 대학생 위주로 나올까도 두고 봐야 한다. 아시안게임은 변수가 크기 때문에, U-23 대표팀도 경각심을 가져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이 잘하는 건 그대로 졌고, 우리가 잘했던 것에서도 밀린 경기였다. 일본은 전술적으로 하고 싶은 걸 다 했다. 측면에서 대각선, 2대1, 3자 연결 등 굉장히 다양한 형태로 공격을 했다. 하지만 우리는 단조롭다는 표현을 쓰기 어려울 정도로 투박했다. 그러다 보니 총체적으로 고민이 되는 것"이라고 짚었다.
전반전에 비해 후반전 공격 시도 횟수가 많아진 점에 대해서도 그리 긍정적으로 보진 않았다.
박 위원은 "우리는 골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러니까 우리가 좀 더 리스크를 안고 올라간 거고, 일본은 관리하는 형태로 간 거다. 일본도 사실 포워드 쪽에 고민이 많이 있다.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서 힘이 떨어진 게 있다. 어쨌든 흐름 면에서 상황이 그렇게 만든 거지, 우리가 결정적인 기회를 만든 건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대표팀은 전체적으로 만들어가는 게 너무 약하다. 일본과 비교하면 엄격하게 '이렇게 레벨이 달라져 버렸나' 싶을 정도로 격차가 벌어졌다. 두 살 어린 일본에 패배한 건 사실 할 말이 없는 완패"라며 철저한 복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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