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었음' 청년, 유보임금은 3100만원
일하고 싶은 기업 48%가 '중소기업'
한은, '쉬었음 청년층의 특징 및 평가' 보고서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청년층의 '쉬었음' 인구가 추세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이들이 눈높이가 높아 취업을 거부한다는 통념을 뒤집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노동시장을 이탈한 청년들은 중소기업을 더 선호했고, 임금 기대치도 높지 않았다. 미취업 기간이 길어질수록 노동시장을 영구 이탈할 위험이 커지고 있는 만큼 초대졸 이하 청년층을 타겟으로 한 정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은 20일 발간한 BOK이슈노트 '쉬었음 청년층의 특징 및 평가: 미취업 유형별 비교 분석'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오삼일 한은 조사국 고용연구팀장과 윤진영 과장, 김민정 조사역은 AI(인공지능) 기반 기술변화, 경력직 선호 등 구조적 변화가 청년층 노동시장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짚었다.
'쉬었음'이란 취업 준비와 가사, 육아, 병역 등 특별한 이유 없이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 쉰 상태를 말한다. 이들은 일할 능력은 있지만 조사 기간 중 구체적인 이유 없이 쉬었기 때문에 통계상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다. 실업자와 달리 구직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아 노동 시장에서 점차 멀어질 우려가 큰 집단이기도 하다.
최근 '쉬었음' 인구는 추세적으로 증가세다. 비경제활동인구 내 '쉬었음' 비중은 2019년 12.8%에서 지난해에는 15.8%로 증가했다. 특히 '쉬었음' 인구 증가는 청년층(20~34세)에서 더 두드러진다. 청년층 비경제활동 인구 내 '쉬었음' 비중은 2019년 14.6%에서 지난해에는 22.3%로 불어났다.
우선 집필진들은 초대졸 이하 청년층은 4년제 대졸 이상 청년층에 비해 '쉬었음' 상태에 있을 확률이 6.3%포인트 높았다고 분석했다. 또한 진로 적응도가 낮은 청년은 높은 청년보다 '쉬었음' 상태일 확률이 4.6%포인트 높았다. 집필진들은 개인별 잠재력에 따른 기대수익 차이가 이러한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했다.
청년층의 미취업 기간이 길어질수록 부작용도 컸다고 분석됐다. 구직 기간이 1년 늘어날 때 '쉬었음' 상태일 확률이 4.0%포인트 상승하고, '구직' 확률은 3.1%포인트 하락했다. 이러한 경향은 학력이나 진로 적응도가 낮은 집단에서 더욱 가속화되어, 장기 미취업이 노동시장의 영구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특이점은 통상 인식과 달리 이들의 구직 눈높이는 높지 않았다는 점이다. '쉬었음' 청년층의 평균 유보임금은 3100만원으로 중견기업 고졸 취업자의 평균 초봉과 유사한 수준이다. 현재 '취업' 중인 청년층의 평균 유보임금은 3200만원으로 미취업 청년과 비슷했다. 유보임금은 최소한으로 받고자하는 임금이다.
일하고 싶은 기업 유형으로도 '중소기업' 비중이 48%로 가장 높아 '대기업(17.6%)'과 '공공기관(19.9%)'을 가장 선호한 다른 미취업 청년에 비해 오히려 눈높이가 낮았다. 이는 일자리 기대치와 양질 일지라 부족의 '미스매치'를 '쉬었음' 청년층 증가의 주된 원인으로 지적하기 어렵다는 것을 시사한다.
보고서는 최근 고학력 '쉬었음' 청년이 늘어나는 배경으로 AI 확산에 따른 일자리 대체와 기업의 경력직 선호에 따른 수시 채용 확대 같은 구조적 요인이 자리 잡고 있다고 짚었다. 또한 본인 명의의 금융자산이 있는 경우 쉬었음 확률이 11.2%포인트 높아지는 등 경제적 여건에 따른 자발적 선택지도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쉬었음' 청년층 증가에 대응한 정책 설계 시 초대졸 이하 학력의 청년층을 주안점으로 둘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구체적인 해법으로는 고용 경직성 완화와 함께 진로 상담 프로그램을 통한 적응력 강화, 청년 채용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는 중소기업의 근로여건 제도적 개선 등이 제시됐다.
윤 과장은 "임금 외에 향후 전망이나 근무 시간, 조직 문화 등 다른 근로 여건이 청년층의 기대치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고, 기업 측면에서는 눈높이가 맞지 않는 측면이 있었다"면서 "진로 상담이나 직무 교육 등으로 잠재력이 낮은 청년들의 정책 지원으로 능력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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