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車 안전 무결성 인증 최고 등급 획득
삼성전자도 다양한 車 메모리로 수요 대응 나서
메모리, 자율주행車 경쟁력…고성능 수요 앞당길 듯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중심의 글로벌 반도체 제조 환경 속에서 차량용 메모리 수급은 최소 2027년까지 어려움이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구형 메모리 중심의 자동차 산업을 '바퀴 달린 서버'로 진화를 가속할지 주목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자사의 LPDDR5X 차량용 D램이 ASIL(Automotive Safety Integrity Level)의 최고 등급인 'ASIL-D' 인증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이 인증은 국제 기능 안전 표준 중 자동차 위험 분류 등급인 'ISO 26262'에서 자동차 안전 무결성 수준을 뜻하는데, A~D 등 4단계로 등급을 매긴다.
이 중 D 등급은 다양한 운전 상황에서도 최고 수준의 안전 요구 사항을 충족했다는 의미다. 특히 운전자의 개입 없이 시스템이 차량의 모든 주행을 담당하는 자율주행 상황에서 나타나는 돌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성능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받고 있다.
회사 측은 "LPDDR5X 기반 차량용 D램에 극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데이터 신뢰성과 고장 알림 및 자가 진단·수리 기능, 초고대역폭과 저전력 특성 등을 균형 있게 구현한 설계를 적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회사가 서버용 제품을 통해 입증해 온 메모리 역량이 차량용 메모리로 이식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도 최근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6'에서 다양한 차량용 메모리 제품을 선보여 자동차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삼성전자의 차량용 LPDDR5X는 초기 기획 단계부터 자동차 시스템의 가장 높은 안전 요구 사항을 충족하도록 개발됐으며, 독일 EXIDA사와의 협업과 인증을 통해 'ASIL-D' 지원이 가능하다. 특히 지난해 선보인 제품은 최신 12나노 공정으로 개발돼 제품 크기 면에서 경쟁력이 높고 자동차 산업의 엄격한 품질 기준인 AEC-Q100 인증을 충족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탈부착 가능한 차량용 데이터 저장장치(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로 'CES 혁신상'을 받았다. 방대한 주행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부품이다.
◆'바퀴 달린 서버' 차량용 메모리도 뜬다
차량용 메모리는 '바퀴 달린 서버'로 불리며 앞으로 몸값이 더 치솟을 수 있다. 자율주행 시대가 본격화하면 차량용 메모리 수요는 갈수록 커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전기차에 필요한 반도체 개수가 1000개라면, 자율주행차는 2000개 이상이 필요하다.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츠는 차량용 메모리 시장 규모가 2024년 70억달러(9조3000억원)에서 2032년 209억달러(27조9000억원)로 3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더구나 메모리 공급망에 거대한 전환이 일고 있다. 최근 AI 반도체 수요 폭증으로 메모리 생산 능력은 데이터센터 등 서버용 메모리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차량용 메모리에는 공급 제약이 걸리며 가격이 치솟고 있다. 최근 S&P 글로벌에서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신규 계약 기준으로 차량용 D램 가격이 전년 대비 70%에서 최대 100%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프리미엄 차 한 대당 반도체 원가 부담을 크게 높여, 완성차 업체의 수익성을 갉아먹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동차용으로 주로 쓰이는 LPDDR4, DDR4 등 구형 공정 제품은 올해와 내년엔 구하기가 더욱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나아가 구형 D램이 자취를 감출 수 있다.
2028년 생산 예정된 차량의 10대 중 8대가 여전히 구형 D램 메모리를 사용할 예정인데, 현재로선 수급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보고서는 "아무리 많은 돈을 지불하더라도 구형 D램은 더 이상 공급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차세대 LPDDR5로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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