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 등록금 '줄인상' 가시화…"갑질" vs "안 올리면 학생 피해"

기사등록 2026/01/20 05:00:00 최종수정 2026/01/20 05:55:05

서강대 2.5%, 국민대 2.8% 인상 결정

한국외대, 고려대, 이대 등 총학 "반대"

사립대 "물가 고려하면 현상유지도 안 돼"

교육부 "학생·학부모에 큰 문제 안 될 것"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서강대와 국민대가 올해 등록금을 인상한 데 이어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등 서울 주요 사립대학들이 등록금 인상 방침을 밝힌 19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게시판에 노동자연대 학생그룹이 작성한 대학 등록금 인상 반대 대자보가 게시돼 있다. 2026.01.19.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정예빈 기자 = 주요 사립대학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등록금 인상을 추진하자 학생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대학은 오랜 등록금 동결로 재정난이 심화되고 교육의 질이 떨어져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지만, 학생들은 경제적 부담이 커지는 데 비해 체감되는 혜택이 없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20일 교육계에 따르면 주요 사립대의 등록금 인상이 최근 현실화되며 총학생회들이 저지에 나섰다. 전날 한국외대 총학생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본부가 추진하는 3.19% 등록금 인상안을 "염치도, 책임도, 논리도 없는 갑질 인상"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이 지난 10~12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2680명) 중 95.49%가 등록금 인상에 반대했다.

고려대 총학생회는 지난 8일 진행된 제1차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 회의 이후 "학생은 학교의 ATM이 아니다"라며 "지난 인상 당시 요구안도 충분히 이행되지 않은 현 상황에 학생이 고려되지 않은 학교 측의 일방적인 인상안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화여대 총학생회도 지난 16일 기자회견에서 "등록금 인상을 전제로 한 재정 확충이 아니라 정부의 책임 강화와 대학의 구조적 개혁이 먼저 논의돼야 한다"며 "학생 동의 없는 등록금 인상, 민주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등심위, 책임 없는 재정 논의에 학생 사회는 동의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학생들의 반발에도 사립대의 등록금 인상은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올해 대학은 고등교육법 제11조에 따라 직전 3개연도(2023~2025) 평균 소비자 물가상승률의 1.2배인 3.19%까지 등록금을 인상할 수 있다.

지난해 등록금을 4.85% 올린 서강대는 올해 2.5%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학교는 재정 건전성과 학생 체감도 개선을 이유로 2.5%를 마지노선으로 제시했고, 학생들은 인상분을 교육 환경 및 복지 개선을 위해 사용한다는 조건으로 받아들였다.

국민대는 지난해 4.97%(신설학부 제외 3.8%) 인상에 이어 올해는 2.8% 올리기로 했다.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등도 물가 상승을 이유로 등록금 인상을 준비 중이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한국외대 총학생회 소속 학생들이 19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무염치·무책임·무논리 3무(無) 등록금 갑질 인상 즉각 중단을 촉구하는 양캠퍼스 총학생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01.19. hwang@newsis.com

등록금 인상을 두고 학생들의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나, 대학 측은 재정난과 교육 경쟁력 약화를 해소하기 위해 등록금 인상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가 154개 회원 대학 총장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 대학 현안 관련 조사'에서 응답 대학 87곳 중 52.9%(46개교)가 '인상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동결할 계획'이라고 답한 대학은 8.0%(7개교)에 그쳤다.

황인성 사총협 사무처장은 "올해 법정 상한인 3.19%까지 등록금을 올려도 물가인상률을 고려할 때 현상 유지도 안 된다"며 "등록금 문제는 교육 환경, 교육의 질과  관련이 있다. 열약한 교육 환경으로 인한 피해는 학생에게 간다"고 했다.

이어 "등록금을 인상하는 것보다도 등록금을 어디에, 어떻게 쓸지가 더 중요하다"며 "법적기구인 등심위의 결정 사항을 그대로 인정해 줘야 한다"고 했다.

사립대가 전체 고등교육의 4분의 3을 담당하는 만큼 국가가 고등교육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황 사무처장은 "궁극적으로는 고등교육 재정을 확충해야 한다"며 "국내총생산(GDP)의 1% 수준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등록금 인상이 학업을 이어 나가는 데 큰 지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날 정병익 교육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많은 사람들이 전년 등록금을 베이스(기본)로 생각하기 때문에 등록금 인상 규모(직전 3개연도 평균 소비자 물가상승률의 1.2배)가 굉장히 크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크지 않다"며 "학생이나 학부모들에게 큰 문제로 다가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5757@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