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울변전소 대체 부지 적합성 검토…증설 사업 답보
김성환 장관, 간담회 첫 언급…대체 부지 제안·검토 요구
동서울변전소 8년 이상 사업 지연…장기화시 전기료↑
하남에 사업 계획 제출 '아직'…전력망특별법 무용지물
한전 "대체 부지 검토 결과 나오면 간담회 개최 예정"
[세종=뉴시스]손차민 기자 = 한국전력공사가 경기 하남시 주민들이 제시한 동서울변전소 대체 부지를 검토하면서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8년 넘게 지연되고 있는 사업이 새로운 변곡점을 맞은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한전은 이번 재검토가 이전 부지를 재선정하기 위한 절차가 아닌 주민 의견을 확인하고 설득하기 위한 과정으로, 사업의 당위성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19일 관계부처와 전력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최근 동서울변전소 대체 부지로 거론된 하남 지역 내 후보지의 적합성을 살펴보고 있다.
분석 결과가 도출되면 하남시 주민들과 간담회를 열고 설명과 설득에 나설 계획이다.
동서울변전소 사업 진행을 위해 소관 지방자치단체인 하남시의 인허가가 필요한데, 하남시는 주민 의견 수렴을 전제로 인허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이어서다.
동서울변전소 사업은 외부에 노출돼 있던 기존 전력 설비를 신축건물 안으로 옥내화하고, 해당 부지에 초고압직류송전(HVDC) 변환소를 증설하는 것이 골자다.
이 가운데 옥내화 작업은 내년 10월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기존 설비 이전 이후 추진되는 HVDC 변환소 증설 사업은 하남시와 주민들의 반발로 제동이 걸렸다.
증설 부지 재검토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지난해 11월 하남시 주민들과 가진 2차 간담회에서 처음 언급됐다.
당시 간담회에서는 전력망특별법에 따른 정부 주도의 갈등 중재 거버넌스, 주민 소통, 한전의 특별지원금 지급 등이 안건으로 논의됐다.
특히 하남시 주민들은 한전에 대체 부지를 제안했고 이를 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한전 측은 구체적인 부지를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팔당댐 상수원보호구역 ▲동서울변전소 인근 광암마을 ▲반환 미군기지 캠프 콜번(Camp Colbern) 등이 거론되고 있다.
김 장관은 이 자리에서 부지 선정 과정에 절차상 문제가 있었는지 한전에 확인해 볼 것을 약속하면서 부지 재검토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 장관은 논란이 확산되자 "동서울변전소로 정해지기까지 위법성이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라며 "문제 제기를 다 확인할 수 없어서 그걸 확인하겠다고 한 것이고 재검토라고 말한 적은 없다"고 일축했다.
그럼에도 논란은 기후부 산하 공공기관 업무보고 브리핑에서도 이어졌다.
서철수 한전 전력계통본부 부사장은 브리핑에서 "주민들이 대체 부지로 말한 곳이 있는데 면밀하게 검토해서 주민들한테 설명하는 과정을 거치고 주민 목소리를 계속 들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한전은 부지 재검토라는 표현 자체가 부담이다. 옥내화를 전제로 한 증설과 복합사옥 건립이 계획대로 진행되는 와중에, 이제 와서 새 부지를 물색할 경우 사업 지연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국책 사업인 동서울변전소 구축 사업이 이미 8년 이상 지연된 상태이기에, 이전은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다.
한전은 "주민들이 검토 요구한 변전소 인접 체육시설부지로의 이전 방안에 대해 부지가 협소하고 입지 선정 등의 추가 인허가 절차 필요로 8년 이상의 사업 지연이 발생해 이전이 불가하다는 점을 전했다"며 이전 불가에 대한 입장을 지속적으로 설명해 왔다.
증설 공사는 첫 삽조차 뜨지 못한 가운데 옥내화 공사 역시 하남시와의 갈등 조정 과정에서 당초 계획보다 10개월가량 밀렸다.
한전은 지난 2024년 경기도와 국토교통부로부터 개발제한구역(GB) 관리계획변경을 취득하고 하남시에 인허가를 신청했으나 하남시는 이를 불허했다.
이에 한전은 경기도 행정심판위원회에 인허가 불허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심판을 신청했고 결국 행정심판위가 이를 인용하면서 공사는 가까스로 재개됐다.
지난해 4월에야 옥내화 공사가 착공됐지만 목표 잡았던 2026년 12월 준공은 달성이 어려워졌다.
동서울변전소 구축 지연이 장기화될수록 부담은 국민 전체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발전 비용이 저렴한 동해안의 원전 전력을 수도권으로 끌어오지 못하면, 수도권 근처의 비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전력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기에 국민 전체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이런 사업 지연을 막기 위해 지난해 전력망특별법이 시행되자마자 동서울변전소 사업을 '국가기간 전력망 1호'로 지정했다.
전력망 특별법은 전력망 구축을 위한 지자체 인허가 요청 후 60일 내 허가 여부를 회신하지 않을 경우 허가한 것으로 간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현재로선 한전이 인허가 요청을 위한 사업 실행계획조차 제출하지 못하고 있어 특별법도 무용지물이다.
한전은 인허가를 위해 사업 시행계획을 기후부와 하남시에 제출하고 주민설명회와 30명 이상의 공청회를 거쳐 최종 사업 실시계획을 다시 기후부에 제출해야 한다. 이 같은 절차는 아직 첫발도 떼지 못했다.
한전 관계자는 "주민들과 소통을 강화하는 일환으로 주민들이 요청한 대체부지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 대체부지에 대한 적합성 검토를 하고 있으며 검토 결과가 나오면 기후부 장관 보고 후 빠른 시일내에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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