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시진핑에 보낸 연하장 이름 없이 직책만 보도…"김정은, 對中 불만 상당"(종합)

기사등록 2026/01/18 11:42:47 최종수정 2026/01/18 12:10:37
[베이징=신화/뉴시스]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4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회담하며 악수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중국 인민 항일 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열병식 참석을 위해 중국을 방문했으며, 북·중 정상회담은 이번이 6번째다. 2025.09.05.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해 즈음에 여러 나라 당 및 국가수반들과 인사들에게 연하장을 보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8일 보도했다.
 
통신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이름 대신 '중화인민공화국 주석'이라는 직책으로만 다른 국가 인사들과 함께 묶어서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연하장을 보낸 대상으로 통신은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인 중화인민공화국 주석과 부인', '베트남공산당 중앙위원회 총비서', '베트남 사회주의공화국 주석' 등 직책만 간단히 표기했다.

싱가포르,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 아제르바이잔, 인도네시아, 벨라루스, 알제리 대통령에도 연하장이 전달됐다.

또한 러시아 정당인 통일러시아의 위원장, 러시아 평화 및 통일당 위원장, 국제김일성상이사회, 국제김정일상이사회 서기장, 주체사상국제연구소 이사장, 이탈리아국제그룹 이사장, 러시아 21세기관현악단 단장에게 연하장을 보냈다고 통신이 전했다.
 
앞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일 시진핑 주석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연하장을 다른 여러 나라 정상의 연하장 발송 소식과 한데 묶어 간략하게 보도했다.

신문은 시 주석과 부인, 베트남 국가주석, 미얀마 임시 대통령, 투르크메니스탄·아제르바이잔·벨라루스·알제리 대통령이 등이 연하장을 보내왔다고 전했다.

시 주석의 연하장을 별도로 기사화하지 않고 다른 나라 정상들과 함께 단신으로 보도했다. 시 주석의 연하장 내용도 공개하지 않았다.
 
이는 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주고받은 축전을 상세히 보도한 것과 대조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신문은 지난달 27일 1면에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에게 보낸 축전을 싣고 비중있게 보도한 바 있다. 신문은 지난달 25일 푸틴 대통령이 18일자로 보낸 축전을 4면에 게재했다.
 
지난해 9월 중국 전승절 열병식 참석을 계기로 추진된 김 위원장과 시 주석 간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북중 관계가 다시 복원됐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새해 축전 보도에서는 여전히 러시아가 중국에 비해 더 비중 있게 다뤄지고 있다.

북한매체는 지난해에도 시 주석이 보낸 새해 연하장을 다른 나라 정상들과 함께 일괄 보도한 바 있다.

북한 매체의 보도 태도는 지도자의 의중을 반영하는 민감한 척도로 여겨진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국 공산당 총서기' 등 직함으로만 묶어서 간략히 처리되고 있는 것은 김정은 위원장의 대중(對中) 불만이 상당하다는 신호"라는 분석이 나온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현재 북한의 태도는 중국의 대북 영향력이 과거보다 제한적이며 실효성이 떨어졌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지표"라며 "시진핑 주석의 연하장을 홀대하는 것은 중국의 정치적 영향력이 북한 내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향후 양국 관계 복원이 본격화될 것임을 알리는 계기는 9차 당대회"라며 "이 대회에 중국이 서열 5위권 내의 정치국 상무위원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할 경우 정치적 갈등이 어느 정도 봉합됐음을 의미하지만, 대표단도 안 보내고 보내도 실무급으로 구성될 경우 북중관계 이상징후에 대한 의구심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했다.

한편 노동신문은 타지키스탄, 인도네시아, 인도, 세르비아 대통령 등이 신년 연하장을 김 위원장에 보내왔다고 18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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