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삼겹·돈차돌·뒷삼겹로 3분할해 유통 추진
육가공업계는 설비·포장 등 비용 상승 우려
'소비자 선택권'…'비용 전가·물가 왜곡' 지적도
[세종=뉴시스]임하은 기자 = 농림축산식품부가 올해 삼겹살 부위를 지방의 집중도에 따라 3가지로 세분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과지방 삼겹살을 별도 상품으로 구분해 이른바 '비계삼겹살' 논란을 해소하고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겠다는 취지다.
다만 육가공업계에서는 분리 판매에 따른 유통비용, 부위에 따른 수요 차이로 인해 결과적으로 삼겹살 가격이 오를 수 있어 난색을 표하고 있다.
18일 농식품부가 최근 발표한 '축산물 유통 구조 개선 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삼겹살 대분류 체계는 유지하되 소분류 기준을 새로 도입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흉추 5번부터 요추 6번까지를 삼겹살로 묶는 기존 정의는 그대로 두고, 이를 앞삼겹(적정 지방), 돈차돌(과지방), 뒷삼겹(저지방)으로 구분해 유통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이른바 '떡지방'이 집중되는 부위를 '돈차돌'이라는 별도 상품으로 인식하게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또 삼겹살 등급 기준도 손 본다. 현재 1+등급 삼겹살의 지방 비율 허용 범위는 22~42%인데, 이를 25~40%로 조정해 과지방 발생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안용덕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브리핑에서 "삼겹살 지방 비율을 급격히 낮추면 상품성과 농가 소득이 동시에 떨어질 수 있다"며 "전문가 논의를 거쳐 약 5% 수준에서 조정해 농가가 사육 방식을 개선하도록 유도하는 신호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관련 기준을 정비해 연내 식품의약품안전처 표시기준 고시 개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정책의 실효성을 두고 유통·육가공 업계를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삼겹살을 별도로 3분할하게 되면 생산 원가가 상승하게 된다. 포장 단계에서 새로운 설비는 물론 추가 인력부담과 포장비가 들게 된다.
또 수요가 낮은 과지방 부위는 향후 할인 판매가 불가피하고, 그 손실을 보전하려면 상대적으로 잘 팔리는 부위의 가격을 올리게 돼 결과적으로 삼겹살 평균 가격이 오를 가능성도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덕래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 국장은 "삼겹살을 3개 부위로 나눠 육가공 단계에서부터 유통하게 되면 인력, 설비, 포장 비용이 모두 늘어난다"며 "앞삼겹에 수요가 쏠리고 돈차돌이나 뒷삼겹은 잘 팔리지 않으면 결국 앞삼겹 가격에 비용을 전가할 수밖에 없다. 이는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절단·정형 과정에서 수율 하락도 쟁점이다. 통삼겹 상태로 유통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육가공 단계에서부터 부위를 나누면 절단면 정리와 추가 가공 과정이 필요해 상품 손실이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고시가 개정되면 사실상 식육포장처리업체 등 육가공 단계부터 기준이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분할 판매에 따른 손실을 유통·육가공업체가 떠안아야 한다는 것이다.
농식품부는 이런 우려에 대해 제도 적용 범위를 폭넓게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해당 고시는 육가공 단계에서 적용해도 되고, 식육판매업(정육점) 및 식육즉석판매가공업(정육식당) 단계에서 적용하는 방향으로 논의했다"며 "의무가 아니라 식약처 표시기준 안에서 선택적으로 소분류 명칭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기본 방향"이라고 말했다.
이어 "생산자·유통·학계가 참여한 TF 논의 과정에서 큰 반대 의견은 없었다"며 "연내 고시 개정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소관 부처가 식약처인 만큼 정확한 시행 시점을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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