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시스]김도현 기자 = 삼성전자 휴대전화에 사용되는 방수용 점착제 제조법을 빼내어 경력직으로 이직한 전직 협력업체 직원이 파기환송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16일 지역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항소1부(부장판사 강길연)는 부정경쟁방비법(영업비밀 누설)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의 파기환송심에서 A씨에게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또 A씨가 이직한 업체들 관계자 B씨 등 2명도 벌금 500만원, 징역 6개월과 집행유예 3년을 각각 선고 받았다.
양벌규정으로 함께 기소된 B씨가 다니던 업체 역시 파기환송심에서 벌금 1000만원이 선고됐다.
A씨는 지난 2015년 1월부터 2016년 7월까지 삼성전자 2차 하청 업체에서 생산부 직원으로 근무하던 중 방수 점착제 제조법을 휴대전화로 촬영하고 2곳의 경쟁업체로 잇따라 이직하면서 비밀을 사용하고 누설한 혐의를 받고있다.
특히 B씨 등 2명은 A씨가 경력직으로 입사하자 촬영해 빼돌린 제조법으로 실제 제품을 만들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제작한 제품을 갖고 A씨가 다니던 하청업체와 대등한 성능을 갖고 있다는 취지로 거래처에 제품을 제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1심 재판부는 A씨 등 3명과 법인 1곳에 대해 모두 유죄가 인정된다고 판단,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과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B씨 등 2명에게는 징역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각각 선고하고 B씨가 다니던 업체에게는 벌금 1000만원이 선고됐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제조법을 영업비밀로 인식하고 취득했다고 볼 수 없고 B씨 등 2명도 우연히 제조법을 알게 돼 이용했을 뿐 부당한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피고인들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대전지검은 피해 회사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영업 비밀로 피고인들이 이 방법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며 상고를 제기했다.
대법원은 "해당 기술 개발에 상당한 비용 등이 투입됐고 사용을 통해 경쟁상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영업상 비밀이 분명하다"며 "이 제조법을 촬영한 순간 부정한 목적이 없었더라도 퇴직 후 이를 부정하게 사용하거나 누설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B씨 등 2명에 대해서도 미필적으로나마 불법이라는 사실을 인지했을 것이라고 봤고 사건을 파기환송시켜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
파기환송심을 심리한 강 부장판사는 "해당 제조법은 기밀 유지 서약서도 있었고 충분히 비밀로 다뤄지던 정보"라며 "사진을 사용할 당시 미필적으로나마 부정한 목적이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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