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힙합·R&B·아프로팝 고수 영입…하이브, 본토서 '멀티장르' 본격 공략

기사등록 2026/01/17 08:00:00

모타운 출신 합테마리암, 하이브아메리카 뮤직 부문 대표 합류

[서울=뉴시스] 하이브 아메리카 에티오피아 합테마리암 뮤직 부문 대표. (사진 = 하이브 제공) 2026.01.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K-팝 최대 기획사' 하이브(HYBE)가 해외에서 잇딴 인재 영입으로 '멀티홈·멀티장르' 전략 본격 실현에 나서고 있다. 멀티홈·멀티장르는 세계 주요 시장에 독립적 거점을 갖추고 현지 음악 장르를 적극 수용하면서 시장을 공략하는 하이브의 글로벌 전략이다. 하이브는 2024년 주주에게 보내는 서한을 통해 이 같은 전략을 대내외 예고했다.

17일 K-팝 업계에 따르면, 현재 하이브의 인재 영입 행보는 세계 최대 음악시장인 미국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최근 하이브아메리카는 전 모타운 레코드 회장 겸 CEO 에티오피아 합테마리암을 하이브아메리카 뮤직 부문 대표로 합류시켰다.

합테마리암은 미국 흑인 음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리더다. 테마리암은 스티비 원더, 마빈 게이를 배출한 모타운 레코드에서 독립 힙합 레이블 QC와의 조인트벤처를 통해 전통 솔·R&B 레이블의 현대화를 이끈 경영자다. 빌보드 '파워 100', 버라이어티 '히트메이커' 등에 선정되며 음악 산업 전반에서 리더십을 인정받아왔다.

이번 영입은 미국 힙합·R&B 시장 내 하이브의 영향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루미네이트의 연간 음악 리포트(Year-end Music Report)에 따르면 힙합·R&B는 2023년부터 3년 연속 미국 내에서 가장 많이 스트리밍된 장르다. 합테마리암은 모타운 외에도 유니버설뮤직그룹(UMG) 산하 유니버설 뮤직 퍼블리싱, 캐피톨 뮤직 그룹 등에서 약 20년간 힙합·R&B 산업 운영 경험을 축적했다.
[서울=뉴시스] 왼쪽부터 방시혁 하이브 의장, 피에르 'P' 토마스 QC 미디어 홀딩스 CEO, 케빈 '코치 K' 리 QC미디어 홀딩스 COO, 스쿠터 브라운 하이브 아메리카 CEO. 2023.02.09. (사진 = 하이브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하이브 아메리카는 2023년 QC 미디어 홀딩스를 인수한 이후, 미국 현지 힙합·R&B 시장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QC 소속 아티스트 빅엑스다플러그(BigXthaPlug)는 지난해 싱글 '올 디스 웨이(All The Way)'로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 100'에 27주간 진입했다. 또 다른 소속 래퍼 릴 베이비는 지난해 '빌보드 200'을 비롯해 주요 랩·R&B 차트를 휩쓸었다.

하이브는 힙합·R&B뿐 아니라 아프로팝 분야에서도 현지 전문가와 손 잡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아마피아노 팝스타' 타일라(Tyla)의 성공을 이끈 브랜든 힉슨, 콜린 게일과 지난달 합작법인 NFO LLC 설립을 발표했다. 힉슨과 게일은 '2024 그래미 어워즈'에서 '베스트 아프리칸 뮤직 퍼포먼스'를 수상한 타일라의 공동 매니저다. 작년 빌보드 R&B/힙합 파워 플레이어 리스트에 선정된 음악 업계 베테랑이다.

아프로팝은 최근 몇 년간 틱톡과 스트리밍 플랫폼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며 글로벌 팝 시장의 핵심 흐름으로 자리잡았다. 타일라의 성공은 아프리카의 인재를 미국 주류 시장에 안착시킨 성과로 힉슨·게일과의 협업은 타일라 매니지먼트 외에도 더 확대될 전망이다. NFO 출범 당시 하이브 이재상 대표는 "이번 파트너십은 하이브의 글로벌 확장 전략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브랜든 힉슨과 콜린 게일의 전문성과 하이브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결합해 아프리카 아티스트들이 세계 팬과 만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연결고리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잇단 인재 영입과 협업으로 하이브는 K-팝, J-팝에 이어 팝, 컨트리, 라틴, 힙합·R&B, 아프로팝으로 장르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유니버설뮤직그룹, 소니뮤직 등과 같이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글로벌 메이저 음악 기업으로 성장하려는 발판을 갖추고 있다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
[뉴욕=AP/뉴시스] BTS의 정국(왼쪽 두 번째)이 2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에서 열린 야외 음악 축제 '글로벌 시티즌 페스티벌'에서 라토와 함께 공연하고 있다. 정국은 솔로 데뷔곡인 '세븐' 등을 선보였고 라토는 랩으로 무대를 함께했다. 2023.09.24.
하이브는 현지 파트너와의 협업을 통해 미국 내 영향력을 단계적으로 확대해왔다. 현지 전문가 영입을 통해 시장 경험과 네트워크를 내재화하고, 이를 제작·매니지먼트·플랫폼을 아우르는 K-팝 제작 시스템과 결합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전략은 미국 팝 시장에서 이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유니버설뮤직그룹 산하 게펜 레코드와 하이브가 합작한 글로벌 걸그룹 '캣츠아이'는 내달 열리는 '그래미 어워즈' 두 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전략의 유효성을 입증했다.

향후 힙합·R&B 아티스트와 하이브 뮤직 그룹 아티스트 간 협업도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장르를 대표 아티스트간 콜라보를 통해 K-팝의 음악적 외연과 글로벌 수요층을 동시에 확장하는 전략이다. 대표적으로 정국과 라토(Latto)가 협업한 '세븐(Seven)'은 2023년 스포티파이 최다 스트리밍 협업곡이자 플랫폼 역사상 최단 기간 내 10억 스트리밍을 돌파했다. 이 외에도 방탄소년단과 세븐틴이 각각 주스월드(Juice WRLD), 팀발랜드(Timbaland)와 음원을 출시했다.

루미네이트는 흑인음악 청취자들이 새로운 문화에 대한 수용도가 평균 대비 15% 높다며, 장르 간 결합이 상업적·문화적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엔터업계 한 관계자는 "대륙이나 지역별로 인기 장르가 조금씩 다를 수는 있으나 어느 지역에서든 팬들이 열광할 만한 지식재산권(IP)를 발굴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은 동일하다"며 "하이브는 한국에서 검증된 K-팝의 방법론을 세계 각지에 적용하면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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