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야텍스, 삼성물산 패션부문 덕에 비수기 극복
삼성물산 패션부문도 원가 절감하는 효과 거둬
중기부 상생협력 우수 사례인 '윈윈아너스' 선정
[서울=뉴시스]강은정 기자 = 어느 업계나 비수기의 어려움은 있지만 의류·패션 업종의 비수기는 유독 혹독하다. 일이 없어서 회사를 폐업하고 고용지원금으로 버티는 경우가 태반이다.
하지만 최근 의류·패션 업계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패션 대기업과 손잡고 비수기를 오히려 '도약기'로 바꾼 업력 28년차 중소기업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혁주(45) 호야텍스 이사는 19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대기업인 삼성물산 패션부문에서 비수기를 메꿔주니까 저희 같은 영세 업체도 직원 34명을 모두 데리고 계속 갈 수 있다"며 '사전 기획형 생산 오더 방식(사전 오더 방식)'을 처음 도입했던 2024년 10월을 회상했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계절 영향을 많이 받는 의류·패션 업종에서 사전 발주는 재고 부담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제품을 선제적으로 기획하고 생산하면 시장 수요와 맞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특히 티셔츠 전문 생산 업체인 호야텍스처럼 단일 품목을 취급하는 곳은 비수기에 더욱 취약하다. 주문이 끊겨 기계를 멈추고 급기야 직원까지 내보내면서 버티는 업체가 부지기수다. 18년이 넘게 삼성물산 패션부문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등 호야텍스가 업계에서 나름 잔뼈가 굵은 곳이었음에도 비수기의 고통을 피하기 어려웠던 이유다.
이 같은 최후의 수단 대신 호야텍스가 비수기에도 월 1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었던 데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결단이 컸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협력사와 상생을 위해 2년 전부터 스테디셀러 물량을 호야텍스의 비수기인 10월에 미리 주문하기 시작했다.
이 이사는 "비수기 때 생산하면 가격이 싸니까 모든 패션 업체들이 하려고 마음은 먹는데 재고 문제 때문에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는 곳은 거의 없다. 그런데 삼성물산 패션부문 같은 대기업에서 사회적 책임을 져준 덕분에 도움을 받았다"고 겸손해했다.
또 그는 "직원들이 너무 좋아했다"며 "평균 연령이 60대인데 비수기랑 상관없이 고용 안정이 보장돼서 다들 너무 기뻐했다"고 덧붙였다.
물론 호야텍스뿐 아니라 삼성물산 패션부문도 혜택을 봤다. 사전 오더 방식을 통해 고품질 제품을 안정적으로 생산하면서 원가를 성수기 대비 10% 이상 절감하는 효과를 누렸다. 양사가 이룬 협력의 결실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한 상생협력 우수사례인 '윈윈 아너스' 선정으로 이어졌다.
삼성물산 패션부문과 경험으로 자신감을 얻은 호야텍스는 다른 패션 대기업과도 사전 오더 방식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 이 이사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도움을 주고 있는 만큼 좋은 제품을 생산하고 직원들 일자리를 지켜나가겠다"고 전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호야텍스와 함께 신뢰, 소통을 바탕으로 상생협력을 통한 성과를 낼 수 있어 매우 뜻깊었다"며 "앞으로도 우리나라 패션산업의 발전과 동반성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서 협력사와의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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