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원 내라"…이란, 시위대 시신 반환 대가로 유족에 거액 요구

기사등록 2026/01/16 11:02:20 최종수정 2026/01/16 11:05:29

이란 보안군, 유족에 평균 월수입 수십 배 넘는 돈 요구

병원, 유족에게 보안군 오기 전 시신 수습하라 알리기도

외신 "시위 사망자 1만2000명~2만명 달해"

[카흐리작=AP/뉴시스] 지난 9일부터 11일(현지 시간) 사이 촬영돼 소셜미디어(SNS)에 유통된 영상 캡처 사진에 이란 테헤란 외곽 카흐리작의 영안실에서 사람들이 가방에 담긴 시신의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2026.01.13.

[서울=뉴시스] 김상윤 수습 기자 = 이란 당국이 영안실이나 병원에 안치된 시위대 사망자의 시신을 유족들에게 반환하는 대가로 거액의 돈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5일(현지 시간) BBC에 따르면 이란 북부도시 라슈트의 한 유족은 "보안군이 가족의 시신을 돌려주는 조건으로 7억 토만(약 735만원)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 유족은 시신이 병원 영안실에 최소 70명의 다른 시위대 사망자들과 함께 안치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이란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리알의 단위가 너무 커지자 공식 화폐 단위를 리알에서 토만으로 바꾸는 화폐 개혁을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1만 리알은 1 토만이 된다.

수도 테헤란에서는 쿠르드족 건설직 계절노동자의 유족이 시신을 수습하러 갔으나 10억 토만(약 1030만원)을 요구받았다. 유족은 "그 정도 금액을 감당할 여력이 없어 아들의 시신을 두고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이란의 건설노동자는 일반적으로 월수입이 100 달러(약 14만원) 미만으로, 이란 당국이 요구하는 반환 대가는 월수입의 50배 이상에 해당한다.

보안군이 돈을 요구하기 전, 병원 직원들이 미리 유족들에게 시신을 가져가라고 알려주는 경우도 있었다.

이란의 한 여성은 지난 9일 남편의 휴대전화를 통해 병원 직원에게 연락받기 전까지 남편의 사망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병원 측은 여성에게 보안군이 도착해 시신 반환 대가를 요구하기 전에 빨리 와서 시신을 수습해 가라고 알렸다. 해당 여성은 남편의 시신을 찾으러 병원으로 간 후 이란 서부에 위치한 고향까지 시신을 싣고 간 것으로 알려졌다.

BBC는 "해당 사례는 런던에 거주하는 여성의 친척을 통해 전달됐다"고 밝혔다.

BBC에 따르면 테헤란의 베헤슈테 자흐라 영안실 관계자들이 유족에게 "사망자가 바시지(이란혁명수비대 산하 준군사조직) 민병대원이었으며 시위대에게 살해당했다고 주장하면 시신을 무료로 인도해 주겠다"고 제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유족은 "친정부 집회에 참여해 시신을 '순교자'로 묘사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우리는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BBC는 소식통을 인용해 테헤란에서는 이란 당국이 시신을 빼돌리거나 몰래 매장할 것을 우려해 유족들이 영안실에 난입해 시신을 수습해 가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에 본부를 둔 이란매체 인권활동통신(HRANA)에 따르면 소요 사태가 시작된 이후 최소 2345명이 사망했다. 사망자가 1만2000명~2만명이라는 외신들의 보도도 있었다.

이란 정부의 인터넷과 통신 차단으로 인해 현지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kimsy@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