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가 세운 AI 스타트업, 카톡 챗봇 '검 키우기'로 흥행
채팅방서 명령어만으로 검 강화·배틀…입소문 타며 챗봇 1위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카카오톡 채팅방이 별도 앱 설치 없이도 즐길 수 있는 게임판으로 변했다. 간단한 명령어만 입력하면 검을 강화하고 친구가 지닌 검과 대결해 게임머니를 획득하는 등 채팅 영역이 놀이로 확장됐다.
카카오톡의 새로운 활용법을 제공한 이 게임 제작사는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가 설립한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아이즈엔터테인먼트'로 확인됐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즈엔터가 서비스하는 '플레이봇'이 지난해 12월 출시 후 현재까지 카카오톡 챗봇 부문 인기 순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플레이봇이 제공하는 게임 '검 키우기'는 이용자가 채팅방에 챗봇을 초대해 텍스트 명령어만으로 플레이하는 AI 게임 챗봇 형태다. '강화', '배틀' 등 단순 키워드만 입력하면 이용자 본인이 소유한 검을 강화하거나 같은 채팅방에 있는 친구의 검과 대결할 수 있다. 승패에 따라 보상이 달라지며 검을 팔거나 대결(배틀), 출석 등을 통해 받은 골드(게임머니)는 검 강화에 활용할 수 있다.
아이즈엔터 측은 "플레이봇은 게임의 핵심 요소인 상호작용에 충실한 머드 게임에서 영감을 얻은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머드 게임은 텍스트 기반으로 여러 사용자가 온라인으로 접속해 함께 즐기는 롤플레잉 게임(RPG)이다. 그래픽 게임이 보편화되기 전인 1990년대 초반 PC통신 시절 인기를 끌었던 장르다.
'검 키우기'는 이 장르의 감성을 AI 기술로 재해석하며 Z세대에게는 신선함을, 기성세대에게는 추억을 불러일으킨다는 평가가 나온다.
◆"20강 내 무기와 대결할 사람?"…입소문만으로 1위
플레이봇은 카카오톡 이용자들의 입소문을 타며 빠르게 성장했다. 현재 플레이봇 카카오톡 채널 구독자 수는 4만4000여명에 달한다.
플레이봇 공식 오픈채팅방도 운영 중인데 현재 2000여명이 참여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용자들은 "13강 '샌드백' 있습니다. 프로필 링크 타고 오세요"와 같은 메시지를 남기며 대결 상대를 찾는다. 일정 수준 이상 강화한 이용자들이 다른 이용자들의 도전을 받아주는 '샌드백' 역할을 자처하는 문화도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서비스 측면에서도 단순 방치를 넘어 이용자와의 접점을 꾸준히 넓히고 있다. 크리스마스·새해 등 특정 기간에만 획득할 수 있는 한정 검도 준비해 수집 욕구를 자극하고 지속적인 접속을 유도하고 있다.
공지도 눈에 띈다. 플레이봇은 점검·이벤트·한정 아이템 안내를 '대장장이' 캐릭터의 세계관 대사와 일러스트로 전달한다. "어서 와 대장간은 처음이지?"라는 메시지나 대장장이가 새해를 맞아 용사에게 인사를 건네는 그림 공지는 이용자들 사이에서 공유되며 또 하나의 즐길 거리로 기능하고 있다.
게임이 인기를 끌면서 네이버 블로그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효율적인 골드 수급 방법이나 무기 도감 정리 등 이용자 생성 공략 콘텐츠가 확산되고 있다.
아이즈엔터 관계자는 '검 키우기' 흥행에 대해 "AI 시대에 근본적인 재미를 재해석한 요소가 이용자들의 공감과 반응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아 관심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게임 1세대' 남궁훈의 귀환…메신저형 프로젝트 준비 중
'플레이봇'은 아이즈엔터가 2023년 11월 설립 후 선보인 첫 번째 자체 서비스다. 과거 한게임 부흥을 이끌고 '카카오 게임하기' 신화를 썼던 남궁 대표의 게임 DNA가 AI 기술과 결합해 메신저 환경에 녹아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이즈엔터는 AI를 활용한 새로운 소통 방식을 제시해 왔다. 이미 지난해 팬덤 플랫폼 기업 디어유와 공동 개발을 통해 'AI 펫 버블'을 선보인 바 있다. 아티스트의 가상 반려동물 캐릭터와 팬들이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서비스다. 예를 들어 팬들이 궁금한 점은 펫 캐릭터가 대신 아티스트에게 물어보고 답을 전해주는 메신저 역할을 한다.
남궁 대표는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인간과 가상 인간의 공존 속에서 새로운 즐거움을 제공하는 메신저형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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