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 자격 박탈' 최고 수위 중징계 결정
"여론 수렴 기능 마비…당 분열로 치달아"
한동훈 "국민과 함께 민주주의 지키겠다"
친한계 "찬탄 보복" 장동혁 지도부 "적법 절차"
한 전 대표의 당원 자격을 박탈하는 이번 중징계 결정은 당 최고위원회 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되는데, 당분간 장동혁 지도부와 친한(친한동훈)계를 둘러싼 당의 내홍이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윤리위는 이날 새벽 배포한 결정문에서 "피조사인(한 전 대표)이 문제의 게시글을 작성한 것으로 판단된다"라며 "가족이 행한 것으로 인정되는 조직적 게시글 활동은 그 내용과 활동 경향성으로 볼 때 당헌·당규 위반이 분명히 인정된다"라고 밝혔다.
당원게시판 사건은 지난해 11월 국민의힘 당원게시판에 올라온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방글에 한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돼 있다는 의혹이다.
윤리위는 전날 오후 5시부터 6시간 넘게 회의를 진행한 끝에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제명은 국민의힘 당규에 명시된 ▲제명 ▲탈당 권유 ▲당원권 정지 ▲경고 등 4개 징계 중 가장 높은 수위의 처분으로, 당원 자격을 박탈하는 조치다.
윤리위는 한 전 대표 또는 가족이 문제 행위를 실제로 했는지를 놓고 "한동훈은 당원게시판 사건과 관련해 가족들이 글을 올린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고 공개적으로 인정했다"라며 "한동훈의 가족들이 게시글을 작성했다는 사실이 인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한 전 대표의 가족 계정들과 동일한 IP를 사용한 계정의 명의자를 특정하기 위해 당원 명부를 기준으로 동명이인 '한동훈' 전원을 조사한 결과, 해당 계정의 명의자가 한 전 대표로 확인됐다"라며 "피조사인이 게시글을 작성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문제 행위가 당헌·당규와 윤리규칙을 중대하게 위반했는지를 두고는 "2024년 9~11월에 걸쳐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및 당내 고위 당직자와 인사들을 비판·비방하는 글 1000~1600여 건이 당원게시판에 올라왔다"라며 "통상적인 격정 토로, 비난, 비방으로 보기에는 지나치게 과도하며, 조직적 경향성마저 보여준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는 당원 규정(성실 의무), 윤리 규칙(품위 유지), 당원 게시판 운영 정책(계정 공유·비방 금지)을 심각하게 위반했다"라며 "복수 행위자에 의한 조직적 일탈 행위로, 당의 정상적인 게시판 관리 업무와 여론 수렴 기능을 마비시킨 업무방해 행위다. 소속 정당의 명예와 당의 이익에 심각한 피해를 주었다"고 말했다.
윤리위는 "피조사인 가족의 심각한 해당 행위 및 일탈 행위에 대해 피조사인은 윤리적·정치적 책임을 진다"라며 "(한 전 대표는) 1년이 넘어 상당한 시간이 지난 이후에 비로소 가족 연루의 사실관계를 공식 확인했다. 그 기간 소속 정당은 매우 심각한 분란과 분열, 갈등의 위기 상황으로 치달았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본인이 직접 게시글을 작성했다면 윤리적, 정치적 책임을 넘어 법적 책임까지 물어야 하는 사안"이라며 당에 수사 의뢰 필요성을 권고했다.
이어 "본 사건을 중징계 없이 지나칠 경우, 앞으로 국민의힘 당원게시판은 당대표를 포함한 당직자·당원과 그 가족들의 악성 비방·비난 글, 중상모략, 공론 조작 왜곡이 '익명성'과 '표현의 자유'의 이름으로 난무하게 될 것"이라며 "본 안에 대한 중징계는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윤리위 구성 과정에서 윤리위원 명단이 유출되며 이력 논란 등이 불거진 것에는 "여러 유력 미디어에 본인이 직접 출연하거나 정치적 측근들이 출연해 음해하는 방식으로 윤리위원들과 그 가족에 대한 중대한 명예훼손과 심리적 테러를 가했다"라고도 했다.
윤리위는 "가짜뉴스 또는 허위 조작 정보를 동원한 윤리위에 대한 '괴롭힘' '공포 조장'은 재판부를 폭탄테러 하는 마피아나 테러단체에 비견될 정도로 중대한 사안"이라며 "매우 나쁜 정치 행위에 해당하며, 피조사인의 정치인으로서의 자질마저 의심하게 한다"고 비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윤리위 결정문이 나온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라고 밝혔다.
친한계에서는 처분 무효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 등 법적 조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이번 징계는 정당성이라 부를 만한 요소를 전혀 갖추지 못했다. 그럼에도 한동훈 대표를 제명한 이유는 결국 탄핵 찬성에 대한 보복"이라며 반발했다.
그는 "당무감사위원회에서 조작된 부분을 제외하고 보면, 객관적으로 징계할 만한 사유는 존재하지 않는다"라며 "조작된 부분에 대해 어떠한 보완 조사도, 피조사인에 대한 최소한의 소명 요구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기상천외한 논리만 늘어놓으며 정작 해야 할 법적·정치적 방어는 하지도 않은 채, 오히려 윤석열 대통령을 더 깊은 수렁으로 밀어 넣은 사람들이 이제는 애꿎은 한동훈에게 화풀이하고 있다"라며 "도대체 우리 당이 어쩌다 이 지경까지 망가졌는지 개탄스럽다"고 했다.
반면 이건용 국민의힘 원내대표실 국장은 페이스북에 "윤리위 제명 결정은 당헌·당규상 문제없는 결론"이라며 "정치적 논란은 있을 수 있지만 절차상 문제는 없다"라고 밝혔다.
장동혁 지도부에서 임명된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도 "(한 전 대표가) 당을 상대로 가처분을 하든 뭘 하든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박민영 대변인은 "혹여 가처분 등으로 망신을 자초하는 일은 없길 바란다"라며 "여론 조작 등 해당 행위의 실체가 명확하고 당헌 당규상 정해진 절차를 적확하게 따른 만큼, 법원에서 문제 삼을 소지가 전혀 없다"라고 주장했다.
당헌·당규에 따라 당원에 대한 제명은 윤리위 의결 후 최고위원회 의결을 거쳐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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