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트럼프 2기 통상정책, 부·울·경 공동 대응해야"

기사등록 2026/01/13 15:00:00 최종수정 2026/01/13 15:16:28

한은 부산본부·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연구

"부산, 인접 제조업 관세 충격 전이로 수출·고용 타격"

[부산=뉴시스] 컨테이너 쌓인 부산항.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부산=뉴시스] 이아름 기자 =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통상정책 변화로 울산과 창원 등 인접 제조업 지역의 충격이 부산 경제로 확산될 수 있어 부산·울산·경남을 하나의 광역경제권으로 인식한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은행(한은) 부산본부는 강동익·이승훈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와 공동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정책 변화가 부산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 분석'을 주제로 한 조사 연구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보고서는 부산을 "주변 제조업 지역 충격에 구조적으로 취약한 소비·서비스 거점 도시"라고 평가하면서 "부산과 울산, 경남을 하나의 생활경제권으로 인식한 광역경제권 차원의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단일 도시 중심의 대응보다는 산업별 역할 분담과 광역 단위 협력을 통해 대외 충격에 대응하고 중장기적인 지역 회복력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전국 229개 시군구를 34개 통근 구역으로 재편해 분석 단위를 설정하고, 지역 간 노동 이동과 산업·소비 연계 구조를 함께 고려해 진행됐다. 부산 통근 구역에는 부산·김해·양산이 포함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1기(2017~2021년) 통상정책 기간에는 한미 FTA 개정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 따른 무역전환 효과로 국내 전체 대미 순수출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의 경우 2016~2023년 중 대미 순수출 증가 폭은 전국 평균 수준이었지만, 울산과 창원 등 인접 지역의 순수출 증가는 전국 상위권에 속했다. 이는 자동차와 조선 등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제조업이 부산 인근 지역에 집중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됐다.

[울산=뉴시스] 작업자가 선체 용접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대미 무역 변화가 고용에 미치는 효과를 보다 정확히 추정하기 위해 내생성을 보완한 '2단계 최소자승법'을 이용한 회귀분석 결과, 트럼프 1기 관세 충격에 따른 대미 무역 변화는 지역 고용과 사업체 수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자 1인당 대미 순수출이 1000달러 늘어날 때 부산지역의 총고용은 0.41%포인트(p)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제조업과 비제조업 고용도 각각 0.82%p, 0.56%p 늘고, 사업체 수도 0.5%p 확대됐다. 또 주변 지역의 대미 순수출이 증가하면 소비와 생산 연계를 통해 부산의 총고용도 0.39%p 상승하는 파급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트럼프 2기 통상정책의 영향을 추정한 결과,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 대한 관세 강화로 부산의 대미 수출은 1기와 달리 위축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기본 시나리오(철강·알루미늄 50%, 기타 품목 15% 관세)를 적용할 경우 향후 7년간 부산의 수출 감소 폭은 34개 통근 구역 가운데 19위로, 취업자 1인당 5120달러 수준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울산과 창원 등 인접 제조업 지역의 충격까지 함께 반영하면 부산의 취업자 1인당 수출 감소액은 1만8530달러로 늘어나 전국 3위 수준까지 확대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석유화학·기계·철강 등 관세에 민감한 제조업이 인접 지역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부산=뉴시스] 한 구직자가 채용공고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고용 감소 폭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부산 자체 충격만 고려하면 고용 감소는 전국 16위(연평균 -0.3%p)에 그쳤지만, 주변 지역의 충격을 함께 반영한 통합 효과 기준으로는 전국 8위(연평균 -1.4%p)로 확대됐다. 특히 비제조업 고용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컸는데, 이는 인근 제조업 지역의 수출 부진이 부산의 서비스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관세 수준을 더 높인 '보편관세 심화'와 '핀셋 고율관세' 시나리오에서도 부산의 통합 고용 충격은 전국 7위(연평균 -2.3%p)로 높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이번 분석은 수출 충격만을 가정한 것으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나 코로나19 등 외부 변수는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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