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중 위산분비억제제 사용, 자녀 ADHD 질환과 무관"

기사등록 2026/01/13 09:34:35 최종수정 2026/01/13 09:42:27

국내 의료 빅데이터 기반 세계 최초 역학 분석

형제자매 비교·모의 표적 임상으로 관련성 검증

[서울=뉴시스] 좌측부터 연동건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홍서현, 이수지 학생, 이하연 연구원. (사진= 경희의료원 제공)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경희의료원은 연동건 교수 연구팀(홍서현·이수지 학생, 이하연 박사연구원)이 임신 중 위산분비억제제 사용이 자녀의 신경정신 질환 발생 위험과 유의미한 관련이 없다는 사실을 대규모 의료 빅데이터를 분석을 통해 규명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국가 단위 자료를 활용해 해당 연관성을 검증한 세계 최초의 역학 연구다.

임신 기간에는 약물이나 치료가 태아에게 미칠 영향을 우려해 증상이 있어도 치료를 망설이는 산모들이 많다. 속쓰림 역시 산모의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키는 흔한 증상이지만 약물 사용 안전성에 대한 불안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연 교수 연구팀은 2010~2017년 출생한 약 277만 명의 아동과 산모를 최대 10년간 추적 관찰한 데이터를 활용해 임신 중 위산분비억제제 노출과 자녀의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자폐 스펙트럼 장애 등 신경정신 질환 발생 간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분석 결과 단순 인구 기반 분석에서는 노출군에서 신경정신 질환 발생 위험이 소폭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해당 결과가 유전적·환경적 요인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도 고려해 추가 연구를 실시했다. 같은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형제자매를 비교하는 '형제자매 대조 분석'과 '모의 표적 임상시험' 기법을 추가 적용해 교란 요인을 정밀하게 통제하고 분석의 정확성을 높였다.
 
그 결과 교란 요인을 보정한 분석에서는 임신 중 위산분비억제제 노출과 자녀의 신경정신 질환 발생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연동건 교수는 "임산부에 관한 연구는 윤리적·현실적 제약으로 직접적인 임상시험이 어려운 영역이다. 고도화된 의료 빅데이터와 선진 연구 방법론을 결합해 약물 안전성을 검증한 연구"라며 "임상 현장에서 활용할 중요한 근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의과대학 학부생이 연구의 주축으로 참여해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한 이례적인 사례로도 주목된다. 대규모 국가 단위 의료 빅데이터 분석과 고난도 연구 설계를 학부 연구진이 주도했다는 점에서 국내 의학 연구 교육의 수준과 잠재력을 보여준다.
 
제1저자인 홍서현 학생은 "연구를 통해 산모들이 보다 안심하고 치료를 선택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한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연 교수는 "앞으로도 의료 빅데이터와 정교한 연구 방법론을 기반으로 환자와 보호자가 신뢰할 수 있는 치료 근거를 제시하는 디지털 헬스 연구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그 탁월성을 인정받아 의학 분야 세계 최고의 학술지인 '미국의사협회지'(JAMA, The 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1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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