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역 규제지역…실거주 의무 피한 주택 수요 급증
집값·전셋값 동반 급등…"집값 추가 상승 기대감 상승"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의 비율)이 102.9%로, 3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이른바 '불장'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의 고강도 규제로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자 실거주 의무를 피할 수 있는 경매시장으로 주택 수요가 몰린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127건으로, 지난해 7월(279건) 이후 5개월 연속 감소했다. 낙찰률은 42.5%로 전월(50.3%) 대비 7.8%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낙찰가율은 전월(101.4%)보다 1.5%포인트 오른 102.9%를 기록하며 2022년 6월(110.0%) 이후 3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자치구별로는 양천구(122.0%), 성동구(120.5%), 강동구(117.3%) 등이 낙찰가율 상승을 주도했다. 그간 약세를 보였던 도봉구(92.7%)와 노원구(90.8%)도 각각 전달 대비 16.7%포인트, 6.2%포인트 상승하며 반등세를 나타냈다. 평균 응찰자 수는 6.7명으로 전달(7.3명)보다 0.6명 줄었다.
집값과 전셋값이 동반 상승하고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강화되면서 주택 수요가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경매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만성적인 주택 공급 부족 우려로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도 한몫하고 있다.
실제 서울 아파트값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이 8.71% 상승해 2024년 상승률(4.67%)을 크게 웃돌았다. 이는 집값 급등기였던 2018년(8.03%)과 2021년(8.02%)보다 높은 수치로, 2006년 이후 19년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한국부동산원이 2013년 관련 통계 발표를 시작한 이후 최대 상승폭이기도 하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 상승은 이른바 '한강벨트'가 주도했다. 송파구는 20.92% 오르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2024년 상승률(7.54%)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약 3배 확대됐다. 이어 성동구(19.12%), 마포구(14.26%), 서초구(14.11%), 강남구(13.59%), 용산구(13.21%) 순으로 집계됐다.
전셋값도 치솟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 2월 첫째 주 이후 47주 연속 상승해 연간 상승률이 3.68%에 달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부동산 경기가 침체했던 2022년(-10.11%)과 2023년(-6.94%) 2년 연속 하락했으나, 2024년(5.23%) 반등한 데 이어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6·27 수요 억제 대책과 10·15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전세 물건이 급감하면서 전셋값이 뛰고, '전세의 월세화' 현상도 뚜렷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집값과 전셋값이 동시에 오르면서 주택 수요 일부가 경매시장으로 이동해 과열 양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권대중 한성대 일반대학원 경제·부동산학과 교수는 "집값과 전셋값이 함께 급등하면서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주택을 매입하려는 실수요자뿐 아니라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투자 수요까지 경매시장에 몰리고 있다"며 "아파트 경매 매물은 줄어드는 반면 수요는 늘어나면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의 낙찰가율이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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