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앞둔 中 CXMT, 글로벌 메모리 시장 뒤흔들까

기사등록 2026/01/12 17:47:17 최종수정 2026/01/12 18:38:24

AI수요로 메모리 가격 오르며 성장

미국 규제 속 중국 AI 칩 부상 뜻해

12월, 한국 검찰…삼전 기술 유출 혐의 기소

[상하이=AP/뉴시스] 11일(현지 시간) 중국의 메모리 기업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40억 달러(약 5조8700억원)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CXMT가 한국과 미국 기업이 지배해 온 글로벌 메모리 시장을 뒤흔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WSJ가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해 7월26일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인공지능대회에서 참가 고객이 화웨이 아틀라스 900 A3 슈퍼팟을 촬영하는 모습. 2026.01.12.

[서울=뉴시스]고재은 기자 = 중국의 메모리 기업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CXMT가 한국과 미국 기업이 지배해 온 글로벌 메모리 시장을 뒤흔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11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CXMT는 지난해 말 상하이의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기술주 시장에 상장 계획을 제출했다. CXMT는 약 40억 달러(약 5조8700억원) 조달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기업 가치를 200억 달러(약 29조3600억원)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다.

미국 유학을 다녀오고 미 반도체 기업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주이밍이 이끄는 CXMT는 약 10년 전 중국 기업이 마이크론 인수 시도를 실패한 후 설립됐다. 중국 동부 허베이시는 자체적인 DRAM 제조사를 만들어야 한다고 결정했고, CXMT는 국가 기술 펀드·알리바바·샤오미 등 중국 대표 기술들의 지원을 받아 성장했다.

기업 측에 따르면, 이들은 불과 몇 년 만에 시제품 단계에서 대량 생산 단계로 도약했다. 매출은 2년 만에 거의 3배로 늘어 2024년 기준 30억 달러를 넘겼다. 공정 기술은 업계 선두와 한두 세대 차이까지 좁혔다. 글로벌 D램 점유율은 매출 기준 약 5%로 올랐다.

◆AI 수요에 힘입어 성장…메모리 가격 올라

CXMT는 인공지능(AI)발 수요 폭증에 힘입어 성장했다. 메모리칩은 컴퓨팅 기계의 엔진에 연료를 공급하는 연료관과 같은데, 미국 엔비디아 등 AI 엔진이 강력해질수록 기존 메모리는 물론 고대역폭메모리(HBM) 같은 첨단 메모리가 더 많이 필요해진다.

시장조사기관 트랜드포스에 따르면 현재 AI 서버 한 대가 사용하는 DRAM 용량은 전체 노트북 제품군이 소비하는 메모리양보다 높고, 이번 분기 범용 D램 가격은 전 분기 대비 50% 이상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환경 속 글로벌 D램 시장을 독점하던 3사(삼성전자·SK하이닉스·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리지)가 수익성 높은 AI메모리 칩에 주목하고, 일부는 소비자 시장에서 철수하며 공급 공백이 생겼다. 이 빈틈은 곧 CXMT에게 기회가 됐다.

◆"CXMT, 중국 AI 칩 부상 뜻해"

CXMT의 성과는 미국이 중국 첨단 반도체 장비 접근을 규제하는 가운데 이뤄져 주목받고 있다. 컨설팅회사 DGA-올브라이트 스톤브리지 그룹의 폴 트리올로는 "미국의 메모리 규제에도 불구하고 CXMT가 거둔 성과는 업계를 놀라게 했다"고 전했다.

특히 CXMT가 화웨이에 HBM 칩을 공급할 수 있게 된다면 미국의 우려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의 AI프로세서는 엔비디아의 대안으로 가장 유력하다.

워싱턴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수석 고문 그레고리 앨런은 "CXMT의 부상은 중국 AI 칩 제조 부상을 의미한다"며 CXMT의 AI의 컴퓨팅용 HBM 개발이 특히 우려된다고 분석한다.

미국의 수출 통제로 화웨이가 최근 몇 년 간 HBM을 확보하지 못했는데, CXMT 같은 기업이 그 빈틈을 메우면 중국 정부에 매우 큰 가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전 기술 유출로 기소…미국 의회의 중국 견제도 변수

다만 일각에서는 CXMT의 성장 배경이 석연찮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12월 한국 검찰은 CXMT에 삼성전자의 영업비밀을 유출했다며 전직 삼성전자 직원, CXMT 임직원 등 10여 명을 기소했다.

이들은 개발 전과정에 걸쳐 세계 최고의 한국 반도체 핵심기술을 부정 사용해 중국 최초(세계 4번째)로 10나노대 D램 양산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만 정부가 지원하는 싱크탱크 DSET에 따르면 CXMT는 파산한 독일 반도체 제조업체 키몬다의 특허를 인수하고 대만 인재 풀을 빼돌리는 등 다른 기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행정부가 중국 반도체 기업에 대한 규제를 보다 강화하는 흐름도 CXMT의 지정학적 변수다. 현재 미국 규정은 미국 기업들이 CXMT와 거래하는 것을 금지하진 않지만, 미 의회는 이미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2023년 여러 미국 의원들은 지적 재산권 도용과 중국의 산업 전략에서의 CXMT의 역할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며, 미 상무부에 CXMT를 수출 통제 블랙리스트에 추가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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