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이뤄낸 '주름 없는 폴더블폰'…비결은 압력 분산?

기사등록 2026/01/12 10:52:43 최종수정 2026/01/12 12:28:04

화면 아래 '레이저 미세 타공 기술' 적용해 패널 압력 문제 해소

댐 방수로처럼 작은 구멍들이 화면 접을 때 압력 분산해서 받아


[라스베이거스=뉴시스][라스베이거스=뉴시스]삼성디스플레이가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6에서 공개한 차세대 폴더블 디스플레이. (사진 = 업체 제공) 2026.01.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삼성이 폴더블폰의 최대 난제로 꼽혔던 '화면 주름' 문제를 거의 완전히 해결했다.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에서 새로운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선보인 것. 이같은 주름 해결 비결은 화면을 접을 때 가하는 '압력'의 분산이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달 진행된 CES 2026에서 화면을 펼쳤을 때도 주름이 거의 드러나지 않는 북스타일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공개했다. 갤럭시 Z 폴드7 등 기존 폴더블폰들이 가졌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해낸 셈이다.

◆두꺼운 댐도 수압 못 이기지만…삼성, '방수로' 만들어 주름 만드는 압력 해소

업계에서는 삼성이 어떤 방식으로 주름 문제를 해결했는지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유명 IT 팁스터(정보유출자) 아이스유니버스 등은 삼성의 주름 없는 디스플레이의 핵심 비결은 레이저 미세 타공 기술과 내부 금속판을 통한 압력 분산에 있다고 진단했다.

기존 폴더블 화면은 디스플레이를 접을 때 발생하는 물리적 스트레스가 특정 선에 집중되어 주름이 형성되는 구조를 가졌다. 가령 물을 가두는 댐을 아무리 두껍고 단단하게 만들어도 수압이 높아지면 모든 힘이 댐에서 가장 취약한 지점으로 집중된다. 댐의 경우엔 이 취약한 지점에 균열이 생길 수 있는데, 폴더블 디스플레이에서는 이 취약 지점에서 주름이 발생하게 된다.

이렇게 취약 지점에 가해지는 압력은 기기를 접을 때마다 반복돼 소재가 이를 '기억'하게 되고 폴더블폰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인 영구적인 주름으로 자리잡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삼성은 레이저로 정밀하게 뚫은 '미세 타공(micro perforations)' 공법을 도입해 화면이 접힐 때 발생하는 압력을 단일 선이 아닌 더 넓은 영역으로 분산시키는 방안을 모색했다. 댐을 더 두껍고 튼튼하게 만드는 것에 집착한 것이 아니라 미리 작은 방수로를 만들어 압력을 줄인 것이다.

이를 통해 새로운 폴더블 디스플레이에서는 화면이 접힐 때 나타나는 압력이 단일 선을 따라 쌓이지 않는다. 압력은 OLED 패널 아래 뚫린 미세한 구멍들을 통해 분산되고 넓은 영역에 걸쳐서 서서히 방출된다. 결과적으로 그 어떤 지점도 반복적이고 집중적인 압력을 받지 않게 된다. 화면을 접을 때 가해지는 힘 자체는 똑같이 존재하지만 주름을 형성하는 조건은 이뤄지지 않는 셈이다.

여기에 새롭게 추가된 '금속판'도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금속판은 접힘 부위에 가해지는 압력을 균일하게 배분해 반복적인 폴딩 작업에도 주름이 생기는 현상을 근본적으로 차단해준다. 업계에서는 이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장기간 사용 시에도 폴더블 화면 변형이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IT 팁스터 '아이스유니버스'가 삼성이 공개한 주름 없는 폴더블 디스플레이 기술의 비결로 화면을 접을 때 나타나는 압력을 분산시키는 레이저 미세 타공 기술을 제시했다. (사진=아이스유니버스 X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삼성 신기술에 소비자 불만 풀릴까…애플 진입에 제품 완성도 개선까지 기대

그간 폴더블폰 시장에서는 두 가지 큰 기술적 장벽이 존재했다. 첫째는 미관을 해치는 화면 주름이고, 둘째는 바형 스마트폰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내구성이다.

삼성은 이번 신기술을 통해 이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압력 분산 기술은 주름을 없앨 뿐만 아니라 패널에 가해지는 무리한 힘을 줄여 전체적인 디스플레이 내구성을 끌어올리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을 전망이다.

공교로운 것은 삼성이 구현한 이 주름 없는 폴더블 디스플레이가 경쟁사인 애플의 첫 폴더블 아이폰에 최초로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애플은 그간 완벽한 사용자 경험을 목표로 화면 주름이 없는 디스플레이가 확보될 때까지 폴더블 제품 출시를 미뤄온 것으로 알려졌다. 샘모바일 등 외신은 삼성이 이번 기술적 돌파구를 마련한 배경에도 애플의 까다로운 품질 요구사항이 강력하게 작용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물론 삼성의 주름 없는 폴더블 디스플레이가 올해 하반기 출시될 갤럭시 Z 폴드8이나 새로운 폼팩터로 예상되는 갤럭시 와이드 폴드(가칭) 등에 장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부품 원가 등의 문제로 애플의 첫 폴더블 아이폰에 이 기술이 최우선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다.

삼성이 자사 플래그십 모델인 폴드8보다 폴더블 아이폰에 먼저 디스플레이 신기술을 공급하거나, 최소한 '동시에' 공급하게 될 경우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의 판도를 크게 바꿀 것으로 보인다. 특히 CES에서 공개된 패널 시제품에는 화면 아래로 카메라를 숨기는 '언더디스플레이카메라(UDC)' 기술까지 적용돼 애플이 지향하는 진정한 풀스크린 폴더블폰 구현에 더 가까워졌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올해는 삼성이 다져놓은 주름 없는 디스플레이 기술을 바탕으로 폴더블폰이 주류 시장에 완전히 안착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애플이 폴더블폰 시장 진입을 예고하며 시장 규모 성장이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제품 완성도까지 더 높아지게 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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