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으로 위험 신호 포착한다"…130개 질병 위험 예측한 AI

기사등록 2026/01/13 00:05:00
[뉴시스] 잠든 사람. *기사 본문과는 무관한 사진.(사진=뉴시스 DB)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수빈 인턴 기자 = 미국의 한 연구팀이 수면 기록만으로 100개 이상의 질병 발생 위험을 추정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모델을 발표했다.

지난 6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슨(Nature Medicine)'에 따르면 에마뉘엘 미뇨(Mignot), 제임스 주(Zou) 교수 등 스탠퍼드 의대 연구팀은 6만5000명의 수면 데이터 60만 시간을 학습시킨 AI '슬립FM(Sleep Foundation Model)'을 개발했다.

이들은 먼저 58만5000시간 분량의 방대한 '수면 검사(수면다원검사·Polysomnography)' 기록을 5초 단위로 나눠 AI에게 입력했다. 여기에는 뇌 활동, 호흡 패턴, 안구 움직임 등 다양한 생리 신호가 정밀하게 들어있다.

연구진은 일명 '하나 빼기(Leave-one-out) 학습법'으로 뇌파, 심장 박동 등 여러 생리 신호를 통합해 이들 간 상호작용을 학습하는 추가 훈련을 시켰다.

이는 특정 신호 하나를 가린 뒤 나머지 신호만으로 가려진 신호를 추론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훈련을 통해 AI는 뇌파, 심전도, 근육 활동이 상호 연관성을 학습하고, 건강 이상 징후를 포착할 수 있게 됐다.

연구진은 AI 학습을 위해 스탠퍼드 수면 의학 센터가 약 25년간 축적한 질병 추적 관찰 기록까지 함께 입력했다.

미뇨 교수는 "예를 들어 뇌파는 잠든 상태를 나타내는데 심장은 각성돼 있다면 질병 위험 신호를 감지할 수 있다. 이는 개별 생체 신호의 이상이 아니라 신호들 사이에서 미묘한 불일치에서 드러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모델은 130여 개의 질병을 수면 데이터를 바탕으로 예측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사람들의 위험도를 얼마나 정확히 순위화하는지 나타내는 지표인 'C-지수'로 판단했을 때, 파킨슨병(0.89), 치매(0.85), 고혈압성 심장질환(0.84), 심근경색(0.81), 전립선암(0.89), 유방암(0.87), 사망 위험(0.84)을 정확하게 예측했다.

주 교수는 "0.7 수준의 예측 정확도를 가진 모델도 이미 의료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다"고 언급하며, "다양한 조건에서 모델이 유용한 예측을 내놓을 수 있다는 점에 놀랐다. 해당 모델을 통해 질병을 조기에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을 획득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추후 '슬립FM'에 웨어러블 기기 등으로 얻은 각종 건강 데이터를 추가 입력해, 해석할 수 있는 생리 신호의 범위를 확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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