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韓 쓰레기' 공세하며 도발 위협…'적대적 두 국가' 명분 쌓기

기사등록 2026/01/11 11:47:43 최종수정 2026/01/11 12:41:31

韓에 원색적 비난 퍼부으며 '적대적 두 국가' 인식 표출

"향후 수많은 비행물체 출현" 위협…도발 명분 쌓기

'오물풍선 혼란' 재현 시 '평화공존 프로세스' 부담 우려

[서울=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22년 8월 10일 평양에서 열린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를 주재하며 코로나19 사태 종식을 선언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토론자로 나서 공개 연설을 통해 남측에 의해 코로나19가 북에 유입됐다고 주장하며 강력한 보복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위협했다.(사진 = 조선중앙TV 캡처) 2026.01.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북한이 주장하고 있는 '무인기 침투 사건'과 관련해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한국 당국 차원의 설명을 요구하며 공세를 폈다. 한국에 대한 적대적 인식을 공고히 하고, 향후 도발을 정당화하는 명분으로 활용하려는 노림수로 풀이된다.

김 부부장은 11일 담화에서 "설사 민간단체나 개인의 소행이라 해도 국가안보의 주체라고 하는 당국이 그 책임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 부부장의 담화는 통상 김 위원장 의중을 담은 고강도 대남 메시지로 받아들여진다.

김 부부장은 한국 국방부가 전날 발표한 공식입장에 대해 "그나마 연명을 위한 현명한 선택이라고 평하고 싶다"고 했다. 표면상 '현명한 선택'이라고 호평하는 형식을 취했지만 북한이 주도적 위치에 있음을 강조한 것으로 읽힌다.

국방부는 한국이 지난해 9월, 4일 무인기를 침투시켰다는 10일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과 관련해 우리 군 작전이 아니라면서, 북한을 도발할 의도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김 부부장은 나아가 정권 성향과 상관없이 한국 정부를 동일 선상에 두고 남북 '적대적 두 국가론'을 강화하겠다는 시각을 드러냈다.

북한이 이번 무인기 사건을 연초 개최가 예상되는 노동당 9차 대회에서 '적대적 두 국가'를 공식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2023년 말 제시한 두 국가론과 관련해 아직 당 규약·헌법 개정 등 명문화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김 부부장은 "서울의 현 당국자들은 이전《윤(尹)망나니》정권이 저지른 평양 무인기 침입 사건을 남의 일을 평하듯할 자격이 없다"며 "윤가가 저질렀든 리(李)가가 저질렀든 우리에게 있어서는 꼭같이 (중략) 신성불가침의 주권에 대한 엄중한 도발"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북한이 '한국은 무인기에 의한 주권 침해 도발을 또다시 감행한 데 대하여 대가를 각오해야 한다'라는 제목의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을 10일 조선중앙TV를 통해 보도했다.(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6.01.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눈에는 눈, 이에는 이'식의 '비례적 대응'을 예고한 부분도 관심을 끈다.

김 부부장은 한국 당국이 민간단체의 소행이므로 주권침해 문제와 무관하다고 주장한다면 "아마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 영내에서 민간단체들이 날리는 수많은 비행물체들의 출현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민간단체를 앞세워 남쪽으로 무인기 등 비행체를 보낼 수 있다는 위협으로 해석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단순한 비난을 넘어 향후 자신들이 감행할 도발을 정당화하기 위한 논리적 근거를 축적했다"며 "드론(무인기) 공격이나 정체불명의 비행체 살포 등 새로운 형태의 도발을 예고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도발이 현실화할 경우 윤석열 정부 당시 북한의 '오물·쓰레기 풍선' 살포로 인한 사회적 혼란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 이재명 정부의 남북 긴장완화·신뢰회복 조치 동력이 떨어지고, '한반도 평화공존 프로세스' 추진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김 부부장은 한국을 "불량배", "쓰레기 집단"이라고 칭하며  원색적인 표현을 동원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김 부부장은 대남 대화를 거부하는 담화를 낸 바 있지만, 한국에 대해 이 같은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은 것은 처음이다.

이번 담화는 북한 일반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에도 실렸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내적으로 핵 보유의 정당성과 대남 적개심을 고취하는 내부 결속용 기제로도 활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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