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투톱, '14만전자·78만닉스'루 파죽지세
30% 급등에 개인투자자들 '포모' 현상 잇따라
증권가 전망은 단기급등 부담에도…"24만전자·112만닉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국내 증시 투톱인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연일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며 파죽지세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14만전자' 고지를 밟았고, SK하이닉스 역시 ‘78만닉스’에 도달하며 역사적인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폭등하면서 시장에서는 상승장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포모'(FOMO) 현상과 고점에 물릴 수 있다는 공포 현상이 동시에 확산하며 개인투자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 "상승장에 나만 소외"… 30% 급등에 덮친 ‘포모’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달 사이 반도체 대장주들의 주가 상승률은 30%에 육박한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12월 8일 10만9500원에서 지난 9일 13만9000원으로 한달간 26.94% 상승했다. 역대 최고 수준인 지난해 4분기 연결실적을 공개한 지난 8일 주가는 14만4500원까지 치솟으며 상승률은 31.96%에 달했다.
SK하이닉스 주가도 57만7000원에서 74만4000원으로 28.94% 상승했다. 지난 8일에는 78만8000원을 터치해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는데,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이 10.38%인 것과 비교하면 두드러진 상승세다.
주가 상승의 배경에는 인공지는(AI) 확산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구조적 개선이 꼽힌다. 빅테크 기업들이 잇따라 AI 서버 투자를 확대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 수요가 급격히 늘어난 가운데, 메모리 업체들이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생산 전략을 전환하면서 범용 D램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범용 D램 계약 가격은 55~60%,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포함한 전체 D램 가격은 50~55%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파른 상승세는 투자자들의 심리를 흔들고 있다. 아직 주식을 보유하지 못한 대기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지금이라도 올라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초조함이 감지된다.
직장인 커뮤니티와 주식 게시판 등에는 "14만 원이라도 들어가야 하나", "남들 다 버는데 나만 못 벌었다", "24만원까지 갈 것 같은데 지금이라도 사야하나" 등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전형적인 상승장의 포모(FOMO) 증후군이다.
이를 방증하듯 대형 반도체주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급격히 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후 상환하지 않은 금액으로, 개인 투자자의 빚투 규모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여겨진다.
지난 8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8조1902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반도체주의 신용잔고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지난 8일 삼성전자의 신용잔고는 1조9769억원으로 연일 사상 최대치를 넘어서고 있다. 지난해 10월만 해도 1조원을 하회했던 신용잔고는 급격히 늘었다. SK하이닉스의 신용잔고도 지난 8일 하루 소폭 감소했지만 1조1548억원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 '4만전자' 버텼던 개미들…'고점 공포'에 차익 실현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실제 매매 패턴은 포모 심리와는 별개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미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개인투자자들은 오히려 보유했던 주식을 팔아치우는 상황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지난해 12월 한달간 삼성전자 주식을 3조879억원을 팔아치우며 매도 우위를 보였다. 주가가 본격 상승하기 시작한 9월과 10월 개인투자자들은 각각 7조2620억원, 6조2863억원을 순매도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에도 지난달과 이달 9일까지 각각 3조4960억원, 714억원을 순매도했다.
단기간 주가가 급상승하면서 조정이 올지 모른다는 '고점 공포'로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과거 9만원을 넘나들던 주가가 지난해 4만원대로 하락하며 수년간 손실 기간을 버티며 학습했던 투자자들이 무리한 추격 매수보다는 현금화를 택하며 리스크 관리에 들어간 것이란 분석이다.
◆ 증권가 "파티는 이제 시작"…맥쿼리 "24만전자 간다"
개인들의 신중론과 달리 증권가와 글로벌 투자은행(IB)의 시각은 확연히 다르다.
증권가에서는 지금 주가 흐름이 단기 조정이 아닌, 본격적인 상승 초입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지배적이다.
국내 증권사들은 반도체 업황 개선과 AI 반도체 수요 폭증을 근거로 목표주가를 줄줄이 상향 조정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주가 상단은 최대 18만원에서 20만원으로 치솟았다. KB증권은 삼성전자 실적 발표 후 지난 9일 불과 3일전 제시했던 목표가 18만원을 20만원으로 조정했다.
외국계 IB가 내놓은 전망은 더욱 공격적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맥쿼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주식을 빨리 팔지 말라"고 강력히 권고했다. 맥쿼리는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24만원, SK하이닉스는 112만원으로 제시하며 시장을 놀라게 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으로 개인 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매수세가 이를 소화하며 주가를 밀어 올리는 형국"이라며 "추가 상승 여력에 대한 증권가의 컨센서스가 견고한 만큼 당분간 고점 논란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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