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로부터 사용료 받은 美법인 제기 소송
대법, 지난해 9월 전원합의체 '새 판례' 적용해
"법인세 4억7540만원 환급" 하급심 판결 파기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미국 법인 옵토도트 코퍼레이션이 기흥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법인원천세 경정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 보내 다시 심리하도록 했다.
옵토도트(Optodot) 사는 2017년 7월 삼성SDI와 국내 미등록 특허권 19개 및 국내 등록 특허권 1개 등 총 20개의 사용을 허락하는 계약을 맺고, 그 해 8월 사용료로 미화 295만 달러(33억여원)를 받았다.
삼성SDI는 사용료를 내면서 기흥세무서에 원천징수분 법인세 5억여원을 납부했다. 옵토도트 사는 국내 미등록 특허권에 대한 사용료는 한미조세협약에 따라 과세 대상이 아니라며 2019년 10월 환급을 요구했으나, 그해 12월 거부 당하자 이번 소송을 냈다.
앞서 2020년 10월과 이듬해 11월 각각 내려진 1심과 2심 판결은 모두 옵토도트 사의 승소였다. 옵토도트 사가 요구한 대로 4억7540여만원에 달하는 법인세 환급 청구를 거부한 처분을 취소한다는 취지다.
모두 '특허권의 속지주의'(특허는 등록된 국가 안에서만 유효) 원칙에 터 잡은 종전 대법 판례를 따른 것인데, 대법은 지난해 9월 국내 미등록 특허 사용료도 과세 대상으로 볼 수 있다고 판례를 바꾼 바 있다.
대법은 이번에도 새 판례를 적용해 "사용료가 특허권의 대상인 특허기술을 국내에서의 제조·판매 등에 사실상 사용하는 데에 대한 대가인 경우 한미조세협약 등에 따라 국내원천소득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현행 법인세법은 외국법인이 보유한 국내 미등록 특허권이라 하더라도 국내에서 제조·생산 등에 쓰였다면 그 사용료는 국내원천소득으로 규정하고 있다.
대법은 그간 한미조세협약을 해석하며 속지주의 원칙을 따랐다. 특허권이 등록되지 않은 국가에서 특허권 사용이나 대가 지급 자체를 생각할 수 없는 이상 사용료도 국내원천소득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였다.
지난해 9월 대법은 전원합의체 선고를 통해 "국내 미등록 특허권의 특허기술이 국내에서 사용됐다면 그 대가인 사용료 소득은 국내원천소득"이라며 1992년 확립됐던 기존 판례를 33년만에 변경했다.
당시 대법은 한미조세협약 규정상 '사용'은 "등록을 통해 독점적 효력을 가지게 된 권리 자체의 ‘사용’이 아니라 무형자산의 내용을 이루는 기술이나 정보 등의 '사용'"이라고 뜻을 풀이하는 게 맞는다고 봤다.
다시 말해 특허의 등록지와 관계없이 해당 특허의 특허기술을 국내에서 제조·판매 등에 사용했다면 미국법인이 받은 특허 사용료는 국내원천소득으로 해석할 수 있고, 과세도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대법은 당시 "종전 판례가 근거로 든 '특허권 속지주의'는 한미조세협약에서 말하는 특허의 사용지와 관련해 고려해야 할 원칙이 아니다"라며 "특허기술에 재산적 가치가 없어 사용 대가를 지급하는 것을 상정할 수 없다는 논리가 도출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