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금 유출 막아라…각국 중앙은행, 금 매입 확대

기사등록 2026/01/02 16:47:43 최종수정 2026/01/02 17:42:24

외환 확보 목적…환경 파괴 방지도

출처 검증 어려워 매입 어려운 점도

[서울=뉴시스] 국제 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금 밀수가 많아지자 각국 중앙은행이 밀수 차단을 위해 금 거래에 직접 뛰어들고 있다고 2일(현지 시간) FT가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 금 제품이 진열돼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DB) 2026.01.02.

[서울=뉴시스]고재은 기자 = 국제 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금 밀수가 많아지자 각국 중앙은행이 밀수 차단을 위해 금 거래에 직접 뛰어들고 있다.

1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마다가스카르 중앙은행은 금 밀수 근절이라는 이색 임무를 수행한다. 마다가스카르는 연간 최대 20톤(t), 약 28억 달러(약 4조4000억원) 상당의 금을 생산하지만 대부분이 해외로 불법 유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가 세수, 외환 수입 감소로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중앙은행과 재무당국은 국내 금 매입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소규모 채굴업자에게 금을 사들여 해외 정제소로 보내는 등 직접 개입하고 있다. 매입한 금을 국외로 보내 외화로 바꾸거나 금 보유액을 늘리는 식이다.

아이보 안드리아나리벨로 마다가스카르 중앙은행 총재는 "금이 마다가스카르에 실질적인 혜택을 주고 금 산업을 합법화하는 게 목표"라며 "궁극적인 목적은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1톤에 불과한 금 보유량을 최대 4톤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다.

에콰도르도 마찬가지다. 마약 밀매 조직들이 자금 확보 수단으로 금 채굴에 뛰어들자, 에콰도르 정부는 2016년 시작한 국내 금 매입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오는 1월 남부도시 사모라에 매입소를 추가로 열 계획이다.

에콰도르 중앙은행 관계자는 매입 프로그램이 좋은 가격을 제시하고 48시간 이내에 신속하게 대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광부들에게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격이 중요한 이유는 광부들이 다른 유통경로로 가지 않도록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앙은행이 금을 매입하는 데는 금 밀수가 일으키는 환경 파괴, 수질 오염, 인신 매매 등을 막고자 하는 목적도 있다.

지난해 새로운 중앙 금 매입 프로그램을 도입한 가나의 경우, 소규모 금 채굴로 인한 수은·수질 오염이 정치적 위기로 이어지는 상황이었다. 가나 수로의 60% 이상이 금 채굴 활동으로 오염된 것으로 전해진다.

금광업계를 대표하는 세계금협회 데이비드 테이트 최고경영자(CEO)는 매년 소규모 광부들이 최대 1000톤의 금을 생산하고 있고, 그중 상당량이 밀거래 된다고 주장한다. 그는 "금값이 1만 달러(약 1444만원)까지 치솟으면 정말 재앙이 닥칠 수 있다. 의도치 않은 결과가 일어난다"고 말했다.

다만 중앙은행이 금 매입 과정이 쉽지만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금 매입 프로그램을 시행한 여러 국가가 매입처로 반입되는 금괴의 출처를 검증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값이 오르는 시기에는 채굴 기준을 개선하고 업계를 규제하기 더 어려워진다는 분석도 있다.

비영리단체 스위스에이더의 책임자 마크 움멜은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제대로 된 실사 및 추적 메커니즘을 갖추고 있지 않다"며 자칫 불법 채굴됐거나 분쟁과 연루된 금을 매입하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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