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2일부터 '재경부'와 '기획처'로 분리 출범
재경부, 경제전반 조율…기획처, 재정운용·정책 집중
재경부에 국고실·혁신성장실·조세추계과 등 신설돼
기획처, '기획-예산-집행-평가-환류' 체계 구축 구상
이혜훈 후보자 "미래 안목 갖고 기획·예산 연동해야"
정부는 이번 분리를 통해 경제정책은 보다 기동력 있게 조정하고, 재정과 예산은 중장기 국가 전략에 맞춰 설계하겠다는 구상이다.
1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오는 2일부터 기재부는 재경부와 기획처로 공식 분리 출범한다.
재경부는 경제 전반을 조율하는 '경제정책 컨트롤타워'로, 기획처는 재정 운용과 국가 비전을 설계하는 '미래 전략 부처'로 각각 자리매김한다.
예산과 정책 기능을 한 부처에 집중시켰던 '한 지붕 두 가족' 구조를 해체하고, 기능별 전문화를 선택한 셈이다.
재경부는 2차관·6실장 체제로 출범한다. 이는 현행 기재부의 2차관·6실장 체제(1급 대변인 별도)와 비교하면, 차관 1자리와 실장 3자리가 늘어나는 구조다.
조직 확대를 통해 시장·민생·산업·통상을 아우르는 조정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이끄는 재경부에는 기존 차관보실과 국제경제관리관실, 세제실, 기획조정실에 더해 혁신성장실과 국고실이 새로 신설된다.
차관보실 산하에는 물가·고용 등 민생 현안을 전담하는 민생경제국이 새로 들어선다. 고물가·고금리 상황에서 경기·민생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복잡해진 부동산 정책·세제 이슈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부동산정책팀을 부동산시장과로 격상시키고, 반복된 세수 추계 논란에 대응해 세수 전망을 전담하는 '조세추계과'도 신설된다.
특히 재경부에는 경제공급망기획관이 새로 설치된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통상·경제안보 이슈에 대응해 범부처 정책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조직법 개정으로 재경부 장관은 경제부총리를 겸임하며, 향후 경제정책 조정 역할에 보다 더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획처는 1차관·3실장 체제로 출범한다. 예산실과 기획조정실에 더해, 기존 미래국을 확대 개편한 미래전략기획실이 신설된다.
예산 편성 기능에 더해 성장 전략, 인구 구조 변화, 재정 지속 가능성 등을 아우르는 중장기 국가 전략 전담 조직을 두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기획처는 예산 집행 이후 성과를 다시 기획과 예산에 반영하는 '환류 기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단년도 예산 편성과 집행에 그치지 않고, 사업 성과 평가 결과를 다음 해 예산 편성과 중장기 재정 계획에 다시 연결하는 구조를 제도화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기획처에는 재정성과국이 설치된다. 주요 재정 사업의 성과를 점검한 뒤 효과가 낮은 사업은 구조조정하거나 폐지하고, 성과가 검증된 사업은 유지·확대하는 역할을 맡는다.
예산을 집행한 뒤 결과가 다시 정책 기획과 예산 배분에 반영되는 '기획–예산–집행–평가–환류'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이 이재명 정부 초대 기획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향후 기획처를 중심으로 기획·예산 기능을 연계한 재정 운영 체계가 본격 추진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후보자가 단년도 예산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온 만큼, 기획처가 단순한 예산 편성 기관을 넘어 중장기 전략과 재정 운용을 함께 설계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란 예상이다.
실제 이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29일 임시 집무실이 마련된 서울 예금보험공사로 출근하면서 "단기적 대응을 넘어 더 멀리, 더 길게 보는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기획예산처가 태어난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그때그때 예산을 배정하는 게 아니라 미래 안목을 갖고 기획과 예산을 연동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아울러 이 후보자가 그동안 보수적인 재정 운용 기조를 강조해왔다는 점도 향후 기획처 운영 방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국회 활동 과정에서 재정 건전성과 지출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언급해 왔으며, 무분별한 재정 확대에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해 왔다.
이에 따라 기획처는 단기 경기 대응을 위한 재정 확대보다는 지출 구조를 점검해 재원을 확보한 뒤 민생과 성장 분야에 선별적으로 투자하는 방식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거론된다.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유지하면서 정책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역할이 기획처의 핵심 과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lighto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