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운송 비용 구조 개선과 선대 합리화로 수익성 반등
비계열 해운·물류 물량 확대되며 실적 변동성 낮춰
CKD·해외 물류 사업 성장에 환율 효과까지 더해져
연간 기준 사상 첫 매출 30조·영업익 2조 돌파 가시권
해상운송 사업 체질 개선과 비계열 물량 확대, 해외 물류·부품 사업의 성장세에 환율 수혜까지 겹치며 외형과 수익성이 동시에 개선되는 흔치 않은 모습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증권가는 올해 현대글로비스의 연결 기준 매출이 29조8000억원 안팎, 영업이익은 2조원을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실적 추정치 상단 기준으로는 사상 처음 매출 30조원, 영업이익 2조원 돌파도 가시권이라는 평이다.
올 상반기 실적은 이미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완성차 물류와 해상운송 부문이 동시에 호조를 보이며 실적을 끌어올렸다. 하반기 들어 3분기 매출은 일부 조정됐으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7% 증가했다.
실적 개선의 핵심 축은 해상운송(PCTC) 사업이다. 현대글로비스는 고원가 용선 비중을 낮추고 선대를 확충하며 비용 구조를 점진적으로 개선해 왔다. 이를 통해 글로벌 완성차 운임 변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에서도 수익성을 방어했다.
특히 BYD 등 중국 완성차 업체들의 수출 물량이 견조하게 유지되며 비계열 해운 물량이 확대된 점이 이익 개선에 의미 있는 기여를 했다.
해외 물류 부품과 반제품 조립(CKD) 사업도 안정적인 성장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CKD 사업은 물량 통합 운영 효과가 본격화되며 신흥국 향 매출이 늘었고, 해외 물류 부품 사업 역시 글로벌 완성차 생산 회복과 맞물려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환율 환경도 실적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원화 약세 기조가 이어지면서 국내발 완성차 수출과 CKD 사업의 채산성이 개선됐고, 이는 실적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미·중 입항수수료 유예 조치가 완성차 운반선에도 적용되면서 해운 부문 정책 리스크가 일부 완화된 것도 부담을 줄였다.
이 같은 실적 개선 배경에는 이규복 대표의 남다른 경영 전략도 자리한다. 이 대표는 미국 관세와 입항수수료, 고객사의 현지 생산 확대를 둘러싼 우려에 대해 “과도한 걱정보다는 격차를 벌릴 기회”라고 정의하며 정면 돌파를 강조해 왔다.
현대글로비스는 이어 고정성 선박과 장기 용선을 중심으로 PCTC 선대 운영을 합리화하고, 중국 OEM 등 비계열 고객 물량을 확대해 수익 구조도 다변화했다.
동시에 CKD와 해외 물류 사업을 성장 축으로 키우며 중장기 실적 가시성을 높였다. 주주총회와 투자자 소통을 통해 2030년 매출 확대 전략과 주주가치 제고 방안도 명확히 제시했다.
이처럼 현대글로비스의 실적 구조는 과거보다 한층 안정됐다는 진단이다. 그룹 계열사 물량이라는 기반 위에 해운과 물류 부문의 비계열 확대가 더해지며 실적 변동성이 한결 낮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글로비스는 장기 계약 구조와 비용 효율화가 맞물리며 중장기 실적 가시성이 더 높아졌다"며 "해상운송과 해외 물류를 중심으로 사업 체질 개선이 상당 부분 진행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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