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13일까지 전 고객 위약금 면제…약정 남은 이용자 이탈 본격화될 듯
앞서 면제한 SKT는 72만명 순감, 점유율 40% 붕괴…대대적 반격 예고
이통3사, 위약금 면제 시작된 당일 일제히 지원금 10만원 상향 나서
일각에서는 해킹 사태 잇따르자 충격 강도 떨어졌다는 분석도
LGU+, 해킹 사고 뒤늦은 신고에도 상대적으로 반사이익 누려
[서울=뉴시스]박은비 기자 = 새해 벽두부터 이동통신 시장이 한차례 요동칠 전망이다. KT가 해킹 사고에 따른 후속책으로 전 고객 위약금 면제 정책을 시행하면서다.
KT 가입자들을 겨냥한 SKT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마케팅 공세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유심 정보유출 사고에 따른 위약금 면제 정책으로 가입자를 잃은 SK텔레콤의 본격적인 반격이 예고된 상황. 시장에서는 이르면 새해 첫 주말부터 주요 스마트폰 기종을 대상으로 번호이동 보조금이 대폭 상향될 것이라는 말이 무성하다.
다만, KT 사고 이후 롯데카드, 쿠팡 등 대형 침해사고들이 이어지면서 이용자들의 충격 강도가 SK텔레콤 해킹 사고 당시보다 약한 데다, 전체 가입자 수 역시 SK텔레콤보다 상대적으로 적어 실제 가입자 이탈 규모는 예상보다는 많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1일 KT에 따르면, 무단 소액결제 피해를 비롯한 침해 사고에 따른 책임으로 전 고객 대상 위약금을 오는 13일까지 면제하기로 했다. 경찰로부터 최초 사고를 인지한 시점인 지난해 9월 1일부터 이미 가입을 해지한 고객도 오는 14일부터 31일까지 환급을 신청하면 위약금을 돌려받는다.
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민관합동조사단이 지난달 30일 KT 침해 사고 최종 조사결과 발표에서 KT 이용약관상 위약금 면제 규정 적용 대상이라고 결론을 내린 데 따른 조치다. 과기정통부가 조사단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5개 기관에 법률 자문을 받은 결과 4개 기관은 이번 침해사고가 KT 과실이라 위약금을 면제해야 한다고 봤고, 한 곳은 정보 유출이 확인되지 않은 이용자에게는 해당 규정 적용이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먼저 해킹 사태 겪은 SKT, 고객 72만명 잃었지만 KT는?
앞서 SK텔레콤의 경우 동일한 판단에 따라 유심 정보 유출 사고 관련 위약금 면제 정책을 시행하면서 수십만명의 가입자를 잃었다. 이로 인해 시장점유율 40%도 붕괴됐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유심 해킹 사고가 발생한 지난해 4월 19일부터 위약금 면제 기간이 종료된 7월 14일까지 약 3개월간 이탈한 가입자는 105만명이다. 이 기간 유입된 고객은 33만명으로 들어온 고객과 나간 고객을 합치면 72만명이 순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에도 시들했던 보조금 경쟁이 이번에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KT 위약금 면제 기간이 시작된 전날부터 이동통신3사는 지원금 10만원 정도를 상향한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지나 갤럭시 신제품이 2월 말 공개되기 전까지는 통상적으로 비수기에 속한다"면서도 "KT가 전 고객 대상 위약금을 면제하는 변수가 생기면서 이르면 신년 주말부터 (이동통신 시장이) 불타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KT도 이번 위약금 면제에 따른 고객 이탈을 우려하고 있다. SK텔레콤이 앞서 시행했던 고객 보상안과 비슷한 4500억원대 고객 보상 프로그램과 함께 가입 해지 후 돌아오는 고객 대상 기존 멤버십과 장기고객 혜택 복원 등을 준비 중이다.
SK텔레콤 해킹 사태만큼 이번 가입자 이탈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도 존재한다. KT의 경우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유심 대란이 불거졌던 SK텔레콤만큼 유심 교체 수요가 몰리지 않았다. 이통3사가 올해 모두 해킹 사태를 겪은 상황에서 이통사를 바꿔봤자 별 수 없다는 이용자들의 체념이 담겼다는 분석이다.
◆LGU+, 조용히 반사이익 누려…경찰 수사는 진행 중
이런 상황에서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반사이익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앞서 SK텔레콤 유심 정보 유출 사고 당시 KT처럼 공격적인 마케팅에 열을 올리진 않았지만 LG유플러스 가입자 수 역시 적잖이 늘릴 수 있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2분기 22만3000명, 3분기 4만4000명이 순증한 바 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KT의 위약금 면제로 이탈 고객이 늘어날 경우 가입자 추가 확보가 예상된다.
앞서 보안 전문지 프랙 보고서가 제기한 해킹 의혹에 대해 LG유플러스도 뒤늦게 신고했지만 상대적으로 KT 해킹 사고에 묻힌 감이 없지 않아 있다. 지난달 29일 민관합동조사단 발표 때도 KT와 함께 발표가 이뤄지면서 상대적으로 사안이 부각되지 않았다. 다만 해킹 의혹이 제기된 서버를 폐기한 사실이 확인돼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공포마케팅 자제 요청으로 현장에서 KT 위약금 면제 언급이 조심스러운 분위기이긴 하다"며 "생각보다 KT 위약금 면제 사실을 모르는 고객들이 많은데 어느 정도는 고지할 수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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