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꼿꼿 증인' 로저스 쿠팡 대표 "피의자 접촉 과정, 韓국민도 알아야" 강조

기사등록 2025/12/30 18:24:52 최종수정 2025/12/30 18:27:23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이사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연석 청문회에서 최민희 과방위원장의 동시통역기 착용 요구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5.12.30. km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이사가 30일 국회에서 연석 청문회에 참석한 의원들과 날 선 공방을 벌였다.

특히 자신의 발언을 중간에 제지하거나 동시통역기 사용을 요구하는 데에 불편함을 내비치며 '꼿꼿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로저스 대표이사는 30일 국회에서 열린 쿠팡 연석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해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정보 유출자를 접촉한 일을 두고 답변 중 제지당하자 강한 어조로 "한국 정부가 직접적으로 저희 팀에게 지시했고, 그러고 나서 저희가 피의자와 접촉하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국민도 알아야 한다"면서 "왜 이 사실을 한국 국민으로부터 감추고 있나"고 반문했다.

국가정보원 등 정부의 피의자 접촉 지시 여부로 진실 공방이 빚어지는 상황에서 자신의 대답 중 질의를 이어지는 데에 불편한 기색과 함께 이와 유사한 대답을 반복했다.

청문위원이 로저스 대표에게 가부 단답을 요구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의원 질의를 끊고 서술형 대답을 내놓는 모습도 여러 차례 포착됐다.

또 김범석 쿠팡Inc 의장의 책임론과 관련해서는 "쿠팡의 한국 대표로서 제가 이 문제에 책임이 있다"고 답했다.

김 의장의 책임 여부를 재차 묻자 그는 "이미 말했듯 제가 본 사건에 책임이 있다"라며 "제가 한국쿠팡의 대표"라고 반복했다.

이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계속 동문서답을 한다고 하는데 쿠팡이 문제를 너무 이상하게 해결하려는 거 같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고(故) 장덕준씨의 과로사와 관련한 축소 지시 의혹 등 김 의장에 대한 각종 질문에는 "해당 자료의 진위가 확인된 바 없다"는 답을 되풀이했다.

동시통역기 사용을 두고도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과 로저스 대표가 충돌하기도 했다.

로저스 대표는 "제 통역사를 쓰겠다"며 "통역사의 대동을 허용받았고 제 통역사가 유능하다고 생각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최 위원장은 "통역사가 가장 핵심적인 내용을 윤색해서 통역했기 때문에 동시통역을 준비한 것"이라며 "동시통역기를 착용하라"고 요구했다.

로저스 대표는 "이것은 정상적이지 않다"라면서 "이의 제기를 하고 싶다"고 맞섰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노종면 민주당 의원은 "대단히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며 "국회가 동시통역 시스템을 통해서 우리의 의사를 전달하기로 결정했고, 이는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따라야 할 의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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