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만에 불 붙은 광주·전남 통합론…슈퍼 지자체 되나

기사등록 2025/12/30 11:49:57

광주시장·전남지사 통합 한목소리…'통합선거' 제안도

인구 320만명·GRDP 150조원 '슈퍼 지자체' 탄생 예고

[나주=뉴시스] 박기웅 기자 = 27일 오전 전남 나주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광주·전남 특별광역연합 추진 선포식에서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과 강기정 광주시장, 김영록 전남도지사 등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5.08.27. pboxer@newsis.com

[광주=뉴시스] 송창헌 기자 = 1986년 광주가 직할시로 승격되면서 광주·전남이 분리된 지 40년 만에 '한 지붕 두 가족' 광주·전남의 통합 논의에 불이 붙고 있다.

기능적 통합을 넘어 통합 선거론이 제기됐고, 관련 입법 절차도 진행 중이다. 시민 10명 중 7명이 "찬성한다"는 설문결과도 나오면서 명분도 쌓이고 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30일 실국장 정책회의에서 "인공지능(AI)과 에너지 시대를 맞아 광주·전남이 수도권에 대응하는 남부권 반도체 벨트의 중심축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미래지향적 행정통합이 중요하다"며 "광주·전남행정통합 추진기획단을 만들어 신속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추진단은 경제부지사가 추진단장을 맡고 기획실과 행정국이 중심이 돼 구성될 예정이다.

김 지사는 특히 "광주와 전남은 한 뿌리"라며 "특별광역연합을 시작으로, 40년 행정경계를 허물고 굳건한 광역 연대와 협력의 틀을 마련해 나가겠다"며 통합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2021년 통합 용역까지 추진했지만, 여러 이유로 열기가 식었었다"며 "중앙 정부 인센티브 등 이번엔 (분위기가) 다르며, 지금이 가장 좋은 기회고 이런 기회는 다시 오지 않는다. 지역민 의견도 빠르게 수렴하자"고 주장했다.

강기정 광주시장도 앞서 지난 23일 송신년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정부의 5극 3특 국가균형발전 전략에 발맞춰 행정통합에 대해 강한 의지를 보였다.

강 시장은 "광주·전남은 교통, 산업, 에너지, 환경을 함께 설계하며 궁극적으로 행정통합의 길로 나아가고, 더 큰 광주·전남을 준비해 가겠다"고 밝혔다. 행정통합 자체에는 동의하지만, 절차적으로는 '선(先) 기능 통합, 후(後) 행정통합'을 주장해온 기존 신중론에서 진일보한 입장이다.

광주와 전남이 합쳐질 경우 인구 320만명, 지역내총생산(GRDP) 150조원의 '슈퍼 지자체'로 거듭나 ▲대구·경북(486만명, 200조원) ▲세종·대전(144만명, 71조원) ▲부산·울산·경남(770만명, 342조원) 등과 최소한 어깨를 맞대고 경쟁할 수 있다.

통합선거론도 공개 제안됐다. 더불어민주당 민형배(광주 광산을)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내년 선거 후 차기 시·도지사가 임기내 통합을 완료하고 2030 지방선거는 '통합 광주·전남'으로 치르자"고 공식 제안했다.

2030년은 민선 10기 지방선거가 있는 해이고, 광주·전남이 분리된 지 40년, 5·18광주민주화운동 50주년이 되는 해다.

민 의원은 "'합치지 않고서는 미래가 없다'는 시·도민 의지를 받아 통합 공론장이 활발히 만들어지고 있으나 선언적 구호에 그쳐서도, 정치권이 일방적으로 끌고가서도 안된다"며 "가장 시급한 일은 '통합 로드맵'과 '정치적 약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로드맵이 구속력 높은 정치적 약속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우선, 광주시장, 전남지사 후보는 물론 광역·기초의원 입후보자들이 한데 모여 시·도민들에게 '2030 통합 광주·전남'을 약속하는 일종의 '사회계약' 실행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입법 활동도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정준호(광주 북구갑) 의원은 광주·전남초광역특별지방자치단체 설치 특별법안을 대표 발의한 데 이어, 더욱 강력한 모델인 '광주전남 초광역특별자치도 설치 및 지원특례법' 발의를 준비 중이다.

여론도 통합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광주시의회가 한국정책연구원에 의뢰해 광주시 거주 만18세 이상 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면접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7%p)를 벌인 결과, 광주·전남 행정통합에 대해 응답자의 71.7%가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매우 긍정'도 22.4%에 달했다. '부정'과 '매우 부정'은 10%대와 한자릿수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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