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대통령 네타냐후 사면 약속" 트럼프 주장은 거짓

기사등록 2025/12/30 09:05:17 최종수정 2025/12/30 09:16:24

트럼프, 헤르초그가 "진행중이라고 했다" 발언

헤르초그 즉각 부인하자 "대화 안했다" 시인

[팜비치=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9일(현지 시간)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공동 기자회견하고 있다. 회담 직전 트럼프가 네타냐후가 사면될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2025.12.30.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각)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사면할 것이라고 밝혔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주장을 부인했다고 미 액시오스(AXIOS)가 보도했다.

트럼프는 여러 건의 부패 혐의로 기소된 네타냐후 총리를 사면하라고 헤르초그 대통령은 압박해왔다.

트럼프는 플로리다 마러라고 저택에서 네타냐후를 만나기 직전에도 재차 압박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사면을 받을 것이냐는 질문에 트럼프는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안 해줄 수 있나. 전시 총리이고 영웅이다. 어떻게 사면을 안 해 줄 수 있나”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이어 “(헤르초그) 대통령과 이야기했는데, 그가 사면이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나에게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거의 즉시 발표된 헤르초그 대통령실의 성명에 따르면, 그런 대화는 아예 없었다.

성명은 “사면 요청이 제출된 이후, 헤르초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 어떤 대화도 없었다”고 밝혔다.

성명은 또 “몇 주 전, 트럼프 특사와 헤르초그 대통령이 대화했으며 특사가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사면을 요청하는 미국 대통령의 서한에 대해 문의했다”고 덧붙였다.

성명은 이어 “특사에게 미 대통령의 요청이 현재 어떤 단계에 있는지, 그리고 이 사안에 대한 결정은 정해진 절차에 따라 내려질 것이라는 설명이 제공됐다. 이 내용은 헤르초그 대통령이 이스라엘 국민에게 공개적으로 설명한 것과 정확히 같은 취지로 트럼프 대통령 특사에게도 전달됐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29일 늦게 트럼프가 헤르초그 대통령과 사면에 대해 이야기했느냐는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했다. 그는 그러나 네타냐후 가 사면을 받아야 하고 또 받을 것으로 믿는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스라엘이 군사·외교적으로 미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트럼프의 노골적인 네타냐후 사면 압박이 헤르초그를 곤란에 빠트린다.

트럼프 핵심 보좌진들은 가자 평화 과정을 더디게 진행하는 네타냐후에 불만이 크다.

그러나 트럼프는 이날 네타냐후를 공개적으로 치켜세우며 두 사람의 관계가 더 이상 좋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백악관 한 당국자는 지난주 네타냐후가 트럼프를 제외한 미 정부 모든 인사들로부터 신뢰와 지지를 잃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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