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학범 경남도의회 의장 "행정통합, 도민 동의 필수"[신년인터뷰]

기사등록 2025/12/30 08:00:00

취임 당시 약속 '신뢰받는 민생의회' 기반 구축 성과

청년 정주환경 미완성 아쉬움…지방의회법 제정 노력

[창원=뉴시스]최학범 경남도의회 의장 신년인터뷰.(사진=경남도의회 제공) 2025.12.30. photo@newsis.com
[창원=뉴시스]홍정명 기자 = 최학범 경남도의회 의장은 지난 29일 뉴시스와의 신년인터뷰에서 "행정통합은 도민이 실익을 납득하고 동의할 때만 추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 후반기 의장 취임 당시 약속했던 '신뢰받는 민생의회' 기반을 확고히 다진 점은 성과로, 청년 정주환경 미완성은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그리고 지방의회법의 조속한 제정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음은 최 의장과의 일문일답.
 
-새해를 맞는 소감은?

"올해는 그동안의 의정 활동이 도민의 삶 속에서 확실한 결실을 맺는 소중한 시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약속했던 공약과 정책들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하여 마침표를 찍는 완성의 해로 만들어 나가겠다. 임기 마지막 날까지 민생 현장과 실리 중심이라는 소신과 원칙으로 도민 곁에서 함께하겠다."

-도의회 현안은 무엇이라 생각하며, 그 해법을 제시한다면?

[무안=뉴시스]경남도의회 최학범(오른쪽서 세 번째) 의장이 지난 17일 전남도의회 회의실에서 김태균 의장과 우주항공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공동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경남도의회 제공) 2025.12.30. photo@newsis.com
"경남의 백년 미래를 좌우할 두 가지 과제로 행정통합과 우주항공복합도시 건설을 꼽을 수 있다. 경남과 부산의 행정통합은 수도권 일극체제에 대응하기 위한 생존 전략이지만 추진 과정에 진통도 예상된다. 해법은 철저한 주민 동의와 실익에 대한 검토라고 생각한다. 정치적 유·불리나 하향식 결정이 아니라 도민들이 실익을 납득하고 동의할 때만 추진 가능하다는 것이 확고한 원칙이다. 사천 우주항공복합도시 건설도 지역의 중요한 과제다. 우주항공청이 안착하기 위해서는 청사 하나만으로는 부족하다. 연구 인력들이 찾아오고 정주할 수 있는 도시 기반 구축이 필수다. 의회는 사천이 프랑스 툴루즈 같은 세계적 우주항공도시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국회를 상대로 '우주항공복합도시 건설 특별법' 통과를 강력히 촉구해왔다. 정부 지원을 이끌어내 교통·문화·교육 인프라를 갖춘 자족도시로 만드는 데 힘을 보태겠다."

-후반기 의장 임기 동안 가장 큰 성과를 꼽는다면?

"도민의 생명과 먹고 사는 문제에서 손에 잡히는 변화를 만들어냈다는 점을 꼽고 싶다. 현장 중심의 재난 대응 체계를 확립했다고 본다. 지난 봄 산청·하동 대형 산불과 여름철 극한호우 당시 주말임에도 즉각 의장단 회의를 소집해 대책을 논의하고 현장으로 달려가 상황을 점검하고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그리고 성금 모금에 구호물품을 지원하고 재난구호금도 이끌어냈다. 집행부와 협업하여 예비비를 신속 투입하는 등 분야별 조치로 위기를 잘 극복했다고 생각한다. 또 침체된 지역경제 혈관을 뚫는 데 전념했다. 민생경제 특별위원회를 가동해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를 정책으로 직결시켰다. 고금리로 고통 받는 소상공인을 위한 정책자금 지원 확대를 이끌어내고 제도적 사각지대에 있던 전통시장 상인연합회의 지원 근거를 마련하는 등 자영업자와 골목상권이 살아날 수 있는 실질적 토대를 닦았다. 의회 내부적으로는 일하는 의회 시스템이 정착되었다. 정책지원관 제도를 내실화하여 입법 전문성을 높인 결과 비회기에도 의원발의 건수가 전년 대비 40% 급증하는 등 양과 질, 모든 면에서 정책을 발굴하고 연구하는 의회상을 구현했다."

-가장 아쉬웠던 점은?

"지난 2년간 쉼 없이 달렸지만 제도의 벽과 현실의 온도차 앞에서는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 경남은 우주항공청 개청과 방산 수출 호조 등으로 거시 경제 지표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지만 현장에서 만난 소상공인 등 도민이 체감하는 경기는 여전히 어두웠다. 도의회 의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청년들의 수도권 유출 흐름을 완전히 되돌리지 못한 점도 아쉽다. 수도권은 과밀화를 걱정하지만 지방은 소멸을 걱정해야 하는 현실 속에서 청년들이 머물고 싶은 매력적인 정주 환경을 완성하지 못한 점이 큰 아쉬움이자 숙제로 남았다. 청년들이 고향을 떠나지 않도록 매력적인 일자리와 문화·의료·교육 등 인프라 구축을 위해 노력하겠다."

-의장 취임 당시 계획한 바는 어느 정도 달성했다고 보며, 집행부 견제 기능은 잘 했다고 생각하는지?

[창원=뉴시스]지난 9월9일 오후 경남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최학범 의장 등 도의원들이 사천공항 국제공항 승격 촉구 범도민 서명운동 돌입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사진=경남도의회 제공) 2025.12.30. photo@newsis.com
"취임 당시 약속했던 '신뢰받는 민생의회' 기틀은 확고히 다졌다고 자평한다. 의회가 정쟁의 장이 아닌 도민 삶을 챙기는 정책 연구의 장이자 논의의 장으로 체질을 개선했다는 점에서 절반 이상의 성공이라 생각한다. 집행부 견제 방식도 개선했다. 과거의 소모적 갈등이나 호통치기식 감사에서 벗어나 데이터와 논리에 기반한 합리적 견제 시스템을 구축했다. 의회사무처에 '예산정책담당관'을 신설하여 집행부의 예산안을 독자적으로 분석하고 비용 추계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것이 대표적이다. 또 분야별 전문가인 정책지원관들을 활용해 의정 활동의 깊이를 더했다. 집행부의 좋은 정책은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정책 추진 과정에 소홀할 수 있는 부분은 날카롭게 대안을 제시하는 건전한 긴장 관계가 정착되었다고 본다."

-지방의회 발전을 위해 정부에 건의하고 싶은 내용은?

"지방의회법의 조속한 제정이 절실하다. 지방의회 인사권은 독립되었지만 뒷받침할 조직 구성권과 예산 편성권은 여전히 집행부에 예속되어 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는 집행부를 제대로 견제하고 감시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국회에 국회법이 있듯 지방의회에도 독립된 지방의회법이 반드시 제정되어야 하는데 21대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된 이후 아직까지 답보 상태라 아쉽다. 그리고 인사청문회 면책특권 도입도 필요하다고 본다. 국회의원과 달리 지방의원은 인사청문 발언 등에 대한 면책특권이 없어 소극적인 검증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를 가지고 있다. 인사청문에 대해서만이라도 지방의원이 사법적 부담 없이 공직 후보자를 소신 있게 검증할 수 있는 최소한의 법적 보호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도민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새해에 도의회는 민생경제 회복을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 내 가족과 이웃의 살림살이가 나아져 웃음이 끊이지 않고 살맛 나는 경남을 만들기 위해 모든 힘을 다하겠다. 남은 임기, 도민의 곁을 지키며 약속을 지키는 신의의 정치로 보답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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