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강기정 시장·조국 등 정치권 조문
시민사회·종교·법조·의료계까지 "오월정신 산증인"
5·18 진상규명 평생 헌신, 30일 국립5·18묘지 안장
[광주=뉴시스]박기웅 기자 = 고(故) 안성례 전 오월어머니집 관장의 빈소에 정치권을 비롯한 지역사회 각계각층 조문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29일 오후 1시10분께 광주 서구 천지장례식장에 마련된 안 전 관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우 의장은 고인이 평생 지켜온 민주주의 가치와 헌신을 언급하며 5·18 정신의 헌법 명문화 필요성을 재차 언급했다.
강기정 광주시장도 이날 오후 김영문 문화경제부시장과 함께 안 전 관장의 빈소를 찾아 유가족을 위로하고 고인의 뜻을 기렸다.
더불어민주당 안도걸 의원(광주 동남을)을 비롯한 정치권 인사들의 조문도 이어졌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와 서왕진 원내대표 겸 광주시당위원장도 이날 오후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고인을 추모할 예정이다.
또 이날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주기 희생자 추모식에 참석한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은 점심무렵 안 전 관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를 비롯해 경제계와 교육계, 법조계, 의료계, 종교계 등 각계각층 인사들의 조문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조문객들은 한결같이 안 전 관장이 평생을 바쳐온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과 민주주의 가치에 깊은 존경을 표했다. 정치권 인사들은 "광주의 민주주의를 지켜낸 어른" "오월 정신의 산증인"이라며 고인의 헌신을 기렸다.
안 전 관장은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기독병원 간호감독으로 근무하며 계엄군의 폭력으로 부상당한 시민들을 돌봤다.
병원에 연일 쏟아지는 부상자들로 혈액이 부족해지자 의료진과 시민들에게 헌혈을 호소했고 병원을 찾은 외신 기자들에게는 5·18의 참상을 국제사회에 알려달라고 요청하는 등 현장에서 진실을 알리는 데 힘썼다.
5·18 이후에는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부상·구속 피해를 입은 이들의 가족 모임에 참여하며 활동을 이어갔다. 남편인 고(故) 명노근 교수 역시 5·18 당시 시민수습위원으로 활동하며 옥고를 치른 인물로 안 전 관장은 자연스럽게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투쟁에 함께하게 됐다.
1998년에는 정계에 입문해 새천년민주당 공천을 받아 광주 서구 지역 시의원으로 당선됐고 이후 3선을 지내며 지방자치와 지역 민주주의 발전에도 기여했다.
2006년에는 5·18 당시 자식과 남편을 잃거나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온 어머니·아내들과 함께 '오월어머니집'을 열고 초대 관장을 맡아 오월 정신 계승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 관장직을 내려놓은 뒤에도 사회 현안에 꾸준히 목소리를 내며 광주의 어른으로 존경을 받아왔다.
안 전 관장의 빈소는 광주 서구 천지장례식장 302호에 마련됐다. 발인은 30일이다. 장지는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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