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서 부진한 아이오닉 5…미국산 역수입이 해법 될까?

기사등록 2025/12/29 11:37:11

아이오닉 5 만드는 울산 공장, 연이어 휴업

다른 라인과 달리 12월·1월 특근도 미실시

美 생산 물량으로 국내 수요 대응 방안 거론

수익성 문제로 실질 대안 되기 어렵단 한계도

[서울=뉴시스]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아이오닉 5 생산라인.(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2022.5.1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박현준 기자 = 국내 판매 부진 속에 현대차 아이오닉 5의 생산 전략이 시험대에 올랐다. 국내 공장은 가동과 중단을 반복하는 반면 해외 생산은 속도를 내면서, 미국에서 만든 차량을 다시 들여오는 역설적인 상황까지 거론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오닉 5를 생산하는 현대차 울산 1공장 2라인은 올해 판매 실적 부진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았다. 수요 감소로 '공피치(빈 컨베이어벨트) 운영'이 반복됐고, 연초에는 매달 수일간 가동 중단이 이어졌다.

◆올해 수차례 생산 중단…보조금 소진 '설상가상'
현대차는 지난 7월 정상 가동을 선언했지만 생산 안정화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이달 초에도 약 2주간 라인을 멈추며 올해 들어 휴업은 10차례에 달했다.

다른 생산 라인들이 주말과 공휴일 특근을 통해 물량을 소화하는 것과 달리, 이 라인은 12월에 이어 1월에도 특근 일정이 잡혀 있지 않다. 앞서 현대차는 전동화 지연과 친환경차 보조금 고갈 등으로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연말 보조금 소진으로 인한 전기차 판매 부진은 완성차 업계 전반에서 나타난 현상이다. 하지만 아이오닉 5의 경우 부진이 장기화하며 국내 생산 물량 감소로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 단순히 계절적 요인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반면 해외 생산은 확대하는 흐름이다. 미국 조지아주에 있는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는 올해 약 5만 대에 가까운 아이오닉 5를 생산·판매했다. 국내와는 대비되는 흐름이다.

관세 구조 역시 변수로 작용한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차량에는 15% 관세가 부과되지만, 미국에서 한국으로 수입되는 차량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무관세가 적용된다. 해외 생산 물량을 활용해 국내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서울=뉴시스] 현대차 2026 아이오닉 5. (사진=현대차 미국법인 제공) 2025.10.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美 생산 물량 역수입도 거론…日은 내년부터 시행
여기에 미국 내 전기차 수요 둔화 가능성도 거론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급을 폐지하면서, 현지 수요가 이전만큼 유지되기 어렵다는 전망도 들린다.

이 경우 미국에서 생산된 아이오닉 5를 다른 시장으로 돌리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는데, 국내 역수입도 시나리오 중 하나로 언급된다. 국내 생산이 줄어든 상황과 맞물리며 가능성을 키운다는 분석이다.

역수입 검토는 현대차만의 고민은 아니다. 최근 들어 일본 완성차 업계에서는 미국 현지 생산 차량을 자국으로 들여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토요타는 내년부터 미국에서 생산한 세단 '캠리'와 픽업 '툰드라' 등 차량 3종을 일본 내수 시장에 역수입할 계획이며, 혼다와 닛산도 일부 모델에 대해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수익성은 여전히 부담이다. 미국의 높은 인건비와 물류비, 고환율 환경까지 고려하면 역수입이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이 때문에 실질적인 대안이 되기에는 제약이 크다는 평가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오닉 5의 국내 수요 둔화로 생산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글로벌 생산 물량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차원에서 여러 시나리오를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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