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범위한 대함 공격에 직면했을 때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문”
“대형 군함 건조 통해 해군력의 균형을 바꾸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
CSIS “황금 전함 함대들은 결코 출항하지 못할 것”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야심차게 발표한 ‘황금 함대’ 구축 계획이 중국의 대함 무기 개발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형 군함 건조을 밝히면서 중국을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으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스인훙 런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미국의 대형 전함 건조 계획은 완전히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말했다.
스 교수는 “이 계획이 실현될 경우 미국의 이미 뛰어난 해군력을 더욱 강화하고 해양 지배력을 크게 확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도쿄 국제기독교대학의 정치 및 국제학과 스티븐 나기 교수는 “이번 전함 발표는 중국이 대함 탄도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을 가속화하고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을 심화하도록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스티븐 교수는 트럼프 대형 전함은 해군 전력을 분산해야 한다는 작전 교리를 거부한 것이라고 말해 대함 미사일의 타깃이 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중국 군사 분석가 쑹중핑은 전함이 광범위한 대함 공격에 직면했을 때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대형 군함 건조를 통해 해군력의 균형을 바꾸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인민해방군 퇴역 고위 대령인 저우보는 “미국의 해군력은 상당히 약화되었고 방위산업 역량은 훨씬 더 많이 약화됐다”며 “이러한 역량을 복원하는 것은 단기간에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 아니며, 대규모 인력 교육, 재정 투자, 기술 복구, 심지어 혁신까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허드슨 연구소의 선임 연구원 리셀로테 오드가르드는 새로운 전함이 장기적인 전략적 신호이자 산업 기반 정치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오드가르드는 “자금이 확보되고 건조된다면 극초음속 및 핵 순항 능력을 갖춘 미래형 주력함이 될 것이지만, 단기적으로 인도-태평양 억지력은 여전히 분산형 공격망, 연안 봉쇄, 잠수함 및 항공모함의 준비 태세에 달려 있다”고 오드가드는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서 ‘트럼프급 프리깃함’이 포함된 ‘황금 함대’ 건조 계획을 발표했다.
‘트럼프급 전함’은 기존 전함보다 크고 빠르며 100배 더 강력하며 미국 해군의 패권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트럼프는 밝혔다.
트럼프는 “이 새로운 함대는 전 세계 미국의 적들에게 공포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국가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 계획에 따르면 미 해군은 초기에 트럼프급 전함 2척을 건조할 예정이며 최종적으로 20~25척을 건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함정들은 아직 설계 단계에 있으며 첫 번째 전함인 USS 디파이언트함은 2030년대 초에 건조될 예정이다.
이는 미국이 조선 능력과 총 생산량 모두에서 중국에 뒤처지고 있다는 경고가 커지는 가운데 나왔다.
오드가르드는 트럼프의 발표가 중국의 조선 능력이 미국을 앞질렀다는 우려가 커지는 시점에 산업 및 군사적 우위를 확보하려는 야심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말했다.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전략국제연구센터(CSIS)에 따르면 2024년 중국은 전 세계 상선 건조 시장 점유율의 53% 이상을 차지했으며, 미국은 0.1%에 그쳤다.
중국은 370척이 넘는 군함과 잠수함을 보유한 세계 최대 규모의 해군력을 갖고 있다.
이번 주 미 국방부가 의회에 제출한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해군은 2035년까지 항공모함 6척을 건조해 총 9척을 보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이 군함 등의 숫자는 많지만 미국은 구축함, 항공모함, 전투 경험 등 질적인 면에서 여전히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고 SCMP는 전했다.
워싱턴의 쌍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는 23일 막대한 비용과 해군력 분산의 필요성 등으로 함대 건조가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며 “황금 전함 함대들은 결코 출항하지 못할 것”이라는 비판적인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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