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 대신 고객 따랐다” 아이파크몰, ‘상향식’ 성공

기사등록 2025/12/26 16:29:06

유통사 주도 ‘하향식’ MD 탈피… 팝업서 검증된 콘텐츠 정식 입점

커스텀 키보드·불교 굿즈·뜨개질 등 ‘이색 취향’ 공략해 집객 효과 톡톡

아이파크몰 뜨개 연합 팝업스토어 입장 대기줄. (사진=HDC아이파크몰)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정환 이주창 인턴 기자 = 올해 HDC그룹의 유통 전문 기업 HDC아이파크몰이 ‘공급자 중심’이었던 전통적 오프라인 유통 공식을 깨고, 고객이 선택한 콘텐츠로 공간을 채우는 실험에 성공했다.

24일 아이파크몰은 팝업스토어 흥행을 정식 매장 입점으로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를 안착시키며, ‘MZ·가족 고객의 놀이터’로서 입지를 굳혔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 아이파크몰의 행보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MD(상품 기획) 전략 대전환이다.

유통사가 브랜드를 선정해 고객에게 제안하던 기존 ‘하향식’(Top-down) 방식에서 과감히 벗어나, 팝업스토어를 통해 고객의 검증이 끝난 콘텐츠를 정식 매장으로 들여오는 ‘상향식’(Bottom-up) 방식을 새로운 모델로 정착시켰다.

이를 위해 아이파크몰은 올해 ▲커스텀 키보드 ▲무료 와인 시음 ▲빈티지 의류 ▲모바일 게임 콘셉트 카페 ▲다양한 애니메이션 IP 굿즈 ▲클래식 보드게임 등 대중성보다 확실한 팬덤과 취향을 공략하는 콘텐츠를 팝업스토어로 끊임없이 선보였다.
 
최근 힙한 트렌드로 떠오른 ‘불교 굿즈’나 마니아층이 두터운 ‘괴근 식물’(아프리카 식물), 정적인 취미로 여겨지던 ‘뜨개질’ 등 기존 백화점이나 아울렛에서 쉽게 시도하지 않았던 이색 콘텐츠를 과감하게 유치해 집객 효과를 극대화했다.

아이파크몰의 ‘상향식’(Bottom-up) 전략은 놀라운 수치로 성공을 입증했다.

‘슬로우 라이프’를 테마로 7월 리빙파크 3층 ‘도파민 스테이션’에서 진행한 ‘뜨개질 팝업스토어’는 오픈 첫날에만 1억5000만원가량 매출을 기록했다.

행사 기간 일평균 방문객 5000여 명이 몰리는 진풍경을 보여줬다.

아이파크몰, 용산곤충관 전경. (사진=HDC아이파크몰) *재판매 및 DB 금지
아이파크몰은 팝업스토어에서 날마다 인산인해를 이루는 고객 반응을 통해, 강력한 팬덤을 보유한 이색 콘텐츠가 오프라인 유통의 확실한 ‘앵커’(Anchor) 역할을 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에 고객 반응이 뜨거운 팝업 브랜드를 정식 매장으로 유치해 공간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실제로 팝업 운영 당시 큰 호응을 얻은 ▲커스텀 키보드 브랜드 ‘스웨그키’ ▲유튜버 와인킹의 ‘와인무’ ▲귀여운 캐릭터가 인기인 ‘실바니안 패밀리’ 등이 정식 입점했다.

23일 리빙파크 6층 ‘키즈&하비’에서 오픈한 ‘용산곤충관’ 역시 이 전략의 연장선이다.

7월 도파민 스테이션 내 팝업 개최 당시 일평균 1500명이 방문했던 데이터를 바탕으로, 80평 규모 공간을 곤충·파충류 전문관으로 과감히 탈바꿈시켰다.

고객이 입증한 콘텐츠를 정규 매장으로 유치한 대표 사례다.

아이파크몰 관계자는 “올해 아이파크몰은 고객에게 단순한 쇼핑 공간이 아닌, 취향을 발견하고 즐기며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취향 공동체의 거점’으로 다가가고자 노력했다”며 “앞으로도 유통점이 일방적으로 제안하는 콘텐츠가 아니라, 고객 목소리와 반응을 최우선으로 반영한 ‘살아있는 콘텐츠’를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아이파크몰은 내년에도 고객 참여형 팝업과 이색 체험 공간을 확대해 트렌드를 선도하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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