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베네수 긴장 고조 속 공화당, '마두로 축출' 시나리오 놓고 분열

기사등록 2025/12/24 12:37:21

"정권 교체 역효과 낼 수 있어" vs "마두로 몰아낼 비책 제시해야"

[워싱턴=AP/뉴시스] 미국의 베네수엘라에 대한 압박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공화당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을 축출할지를 놓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고 미 정치 매체 더힐이 2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0월15일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연설하는 모습. 2025.12.24.  
[서울=뉴시스] 권성근 기자 = 미국의 베네수엘라에 대한 압박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여당인 공화당 내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을 축출할지를 놓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고 미 정치 매체 더힐이 2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상원 공화당 의원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 마약 밀반입에 관여했다고 알려진 마두로 정권을 표적으로 삼는 것을 대체로 지지하지만, 지상군 투입 등 지상 작전에 대해선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일부 의원은 무력에 의한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가 미국에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저 마셜(공화·캔자스) 상원의원은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대통령의 조처를 지지하지만, 문제는 얼마나 강력하게 대응해야 하는가다. 강제적인 정권 교체는 역효과를 내는 경우가 많으므로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랜드 폴(공화·켄터키) 상원의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를 노리고 있다고 믿고 있다며 "나는 이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마약 밀수 의심 베네수엘라 선박들을 공격했지만, 코카인 밀매업자들과 공모해 미국으로 마약을 밀반입한 혐의로 징역 45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올란도 에르난데스 전 온두라스 대통령을 사면했다며 트럼프 행동에 모순점이 있다고 비판했다.

폴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의 전쟁 선포 권한을 회피하기 위해 "이들(베네수엘라 지도부)을 테러리스트로 취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의 공화당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마두로 축출에 집착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워싱턴DC=AP/뉴시스] 미국 예산안 협상 난항으로 연방정부의 셧다운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미 상원이 단기 지출 법안 논의에 착수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 2023.09.27. *재판매 및 DB 금지
이 의원은 "지상군 (베네수엘라) 투입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미국이 또 다른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사태를 겪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최근 공개된 대중문화 월간지 배니티 페어와의 인터뷰에서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가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임을 시사했다.

와일스는 "그(트럼프)는 마두로가 항복할 때까지 계속 배를 폭파하고 싶어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지상 공격을 명령하려면 의회 승인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 공격을 곧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위기가 고조되자 폴 의원은 민주당과 함께 전쟁권한결의안을 제출했다. 결의안은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한 적대 행위를 제한하려는 법안으로 공화당 반대로 부결됐다. 

반면 공화당 강경파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마두로를 몰아낼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트럼프 측근으로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 옹호론자인  린지 그레이엄(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대다수 미국인은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고 싶어 한다"며 "마두로 축출이 목표라면 그를 몰아냈을 때 어떻게 상황이 전개될지에 대해 (행정부로부터) 더 나은 답변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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