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조현병은 흔히 영화나 미디어가 묘사하듯 단순한 편집증이나 환각에 그치는 질병이 아니다. 환자들은 오진과 가혹한 사회적 낙인을 견뎌야하고, 무엇보다 고통스러운 것은 사랑하는 사람과 멀어지는 일이다.
이 마지막 문제가 가장 파괴적이다. 조현병 환자는 두려움과 편집증 속에서 가족을 위협적인 존재로 인식하기 쉽다. 가족 역시 환자를 외면하고 싶은 충동과, 병이 보여주는 병이 보여주는 가혹한 현실 앞에서 불안에 사로잡힌다. 이 상호작용 속에서 환자에게 가장 사랑이 필요할 때, 오히려 가장 가까운 관계가 무너진다.
미국 ABC 뉴스 국제 특파원인 제임스 롱먼은 전쟁터와 극지를 오가며 치열한 취재현장을 누볐다. 그러나 그는 오랜 시간 우울을 숨긴채 살아왔다.
그의 가족사에는 비극이 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 모두 스스로 생을 마감했고, 아홉살이던 해 그는 조현병을 앓던 아버지의 자살을 목격했다.
그는 '이 슬픔도 가족력일까'라는 질문을 품고 자기 내면을 탐색하기 시작한다. 그 여정의 결과물이 회고록이자 정신질환 유전학을 다룬 대중과학서 '나는 슬픔을 물려받았다'(바다출판사)다.
회고록이자 정신질환 유전학에 대한 대중과학서인 그의 첫 책 '나는 슬픔을 물려받았다'(바다출판사)에서 그는 정신질환을 둘러싼 자기의 가족사와 개인적 경험을 고백한다.
이 책에서 롱먼은 30년 전 아버지의 진료기록을 추적하고 당시 주치의를 만나 증상과 치료과정을 재구성한다. 동시에 비슷한 정신질환을 앓는 환자들과 가족들을 인터뷰하며 그들의 경험담을 공유한다. 또 각 분야 과학자들과 의사들을 통해 병에 대한 사실과 오해, 유전 가능성 등을 짚는다.
저자는 조현병, 우울증, 양극성장애 등 세 가지 정신질환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정신질환이 얼마나 유전되는지, 환경적 요인의 영향은 얼마나 미치는지, 정신질환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는 지를 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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