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유럽이 22일(현지시간) '덴마크령 그린란드 편입'을 주장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특사를 임명하자 반발하고 있다. 덴마크와 그린란드는 물론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의장과 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규탄 성명을 냈다.
유로뉴스와 프랑스24 등에 따르면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회 의장은 2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를 그린란드 특사로 임명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에 "우리는 덴마크와 그린란드 국민과 전적으로 연대한다"고 적었다.
이어 "북극 안보 문제는 EU의 핵심 우선 과제이고 우리는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협력해 이 문제에 대응하고자 한다"며 "영토 보전과 주권은 국제법의 기본 원칙이다. 이 원칙들은 EU 뿐만 아니라 전 세계 국가들에게도 필수적"이라고 했다.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자신의 엑스에 "우리는 덴마크와 그린란드 국민과 전적으로 연대한다"며 폰 데어 라이엔 의장과 같은 내용을 올렸다. 프랑스24 등 유럽 언론은 이와 관련해 EU 집행위원회 의장과 EU 상임의장이 덴마크, 그린란드와 연대를 약속하는 공동 성명을 냈다고 타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풍부한 광물 자원을 가지고 있는 그린란드의 자국 편입을 주장하고 있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제프는 그린란드가 우리의 국가 안보에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며 "동맹국과 나아가 전 세계의 안전, 안보, 생존을 위해 미국의 이익을 강력하게 증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랜드리 주지사도 엑스에 글을 올려 "그린란드를 미국의 일부로 만들기 위한 이 자리에 봉사하게 돼서 영광"이라며 "이 임명은 루이지애나 주지사로서의 제 직책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고 감사를 표했다.
덴마크 당국과 자치령인 그린란드 당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반발하고 있다. 덴마크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특사를 임명한 것과 관련해 주덴마크 미국 대사를 초치하기도 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와 옌스-프레데릭 닐센 그린란드 총리는 공동 성명에서 "국가 간 경계와 국가의 주권은 국제법에 기반을 두고 있다 다른 나라를 합병할 수는 없다"며 "미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는 덴마크 왕국(덴마크 본토, 페로제도, 그린란드)의 영토 일체성을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옌스-프레데렉 닐센 총리는 별도 성명에서 "그린란드는 그린란드 주민의 것"이라며 "우리는 우리의 미래를 스스로 결정할 것이다. 우리는 공동 영토에 대한 존중을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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