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내년 초 H200 中 수출 전망
HBM4 전환기에 HBM3E 수요 커지나
"中 구매 아직 미승인…변수도 존재"
내년 6세대 'HBM4' 시장이 열리는 상황에서 엔비디아의 중국 수출이 다시 본격화하면 전 세대인 'HBM3E'의 수요도 당분간 꾸준히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23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내년 2월 전에 최신 AI 칩인 'H200'을 중국에 본격 수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는 그 동안 미국 정부의 대중국 수출 통제 정책에 따라 최신 AI 칩을 중국에서 판매하지 못했다.
엔비디아의 H200 초기 출하량은 4만~8만 개 수준이며, 이는 기존 재고로 처리할 전망이다. 내년 상반기부터는 중국에 수출할 H200의 생산량을 크게 늘릴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의 수수료 부과 조건으로 H200의 중국 수출을 허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엔비디아는 미국 정부의 대중 수출 규제로 인해 성능을 크게 낮춘 AI 칩 'H20'만 중국에 판매해왔다. H200은 H20보다 성능이 2배 이상 좋고 가격도 높아 엔비디아로서는 숨통이 트일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H200을 계기로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 중국 공급이 재개되면 내년 HBM 시장 흐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내년에는 6세대 HBM4 시장 개화로 세대 전환이 이뤄질 전망이었는데, 엔비디아의 중국 수출용 AI 칩 판매가 확대하면 5세대 HBM3E 또한 강력한 수요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통상 엔비디아는 미국의 수출 통제, 기술 안보 등을 이유로 중국 수출용 AI 칩에는 한 두 세대 이전의 HBM을 탑재해왔다. 이번 H200 역시 HBM4가 아닌, HBM3E가 대당 6개씩 들어간다. 엔비디아 블랙웰 기반의 또 다른 차세대 AI 칩 'B30A'도 HBM3E가 탑재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대규모 데이터센터에 비해 성능을 낮추고 특정 분야에 특화한 중소형(엣지) 데이터센터 건설이 최근 활발해지면서 HBM3E에 대한 수요는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사들은 내년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 '루빈'을 중심으로 HBM4을 초기 공급하면서 HBM3E에서도 함께 수익을 거두는 매출 구조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경우 엔비디아를 포함한 전 고객을 대상으로 HBM3E 판매를 확대해 올해 3분기 판매량은 2분기 대비 1.8배 이상 증가했다.
내년 HBM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23% 증가한 69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금액 비중으로 보면 HBM4 55%, HBM3E 45%로 나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 당국이 H200 구매를 아직 승인하지 않는 만큼 H200 수입을 거부할 수 있다는 변수도 존재한다.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의 중국 수출 재개는 HBM3E 수요를 떠받치는 핵심 변수일 것"이라며 "경쟁사에 비해 HBM3E 공급망에 늦게 참여한 삼성은 매출 효과가 더 클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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