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 커크 '터닝포인트', 차기 대선서 밴스 지원 본격화

기사등록 2025/12/22 15:51:38

중간선거 전 밴스 당내 독주할 듯

밴스, 대선 거리두며 통합 메시지

[애리조나=AP/뉴시스]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터닝포인트 USA' 연례 총회 폐막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5.12.22.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핵심 지지 기반인 청년 중심 보수단체 '터닝포인트 USA'가 차기 대선에서 JD 밴스 부통령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 시간) '찰리 커크의 제국이 밴스의 대선 출마를 지지했다' 제하의 기사에서 "터닝포인트가 그의 잠재적 대선 출마를 뒷받침할 조직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터닝포인트 USA는 보수 정치활동가 찰스 커크가 결성한 단체로,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대선 경합주 승리에 결정적 차이를 만들었다"고 했을 정도로 트럼프 행정부에서 입지가 강하다. 9월 커크 암살 이후 부인 에리카 커크가 대표직을 물려받아 운영하고 있다.

에리카 커크는 지난 18일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터닝포인트 USA 연례 총회 개막 연설에서 "우리는 내 남편의 친구인 밴스를 제48대 대통령으로, 가능한 한 가장 압도적인 방식으로 당선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밴스 부통령이 21일 열린 폐막식에서 마지막 연설자로 연단에 오르면서 컨퍼런스를 마무리했다. 밴스 부통령이 대선 관련 언급을 하지는 않았지만, 외신은 터닝포인트가 사실상 밴스 부통령의 대선 준비 조직이 됐다고 해석했다.

터닝포인트는 공화당 경선 과정의 초기 핵심 경합주인 아이오와주의 99개 전(全) 선거구에 단체 대표자를 배치하는 등 밴스 부통령을 전폭적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WSJ은 "밴스가 터닝포인트의 수천명 단위 회원, 거대한 미디어 및 정치 조직력을 확보할 경우 또 하나의 강력한 이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일부 관계자들은 나아가 밴스 부통령을 사실상 추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내보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수차례 밴스 부통령을 유력 후보로 언급했으며, 경쟁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마저 밴스 부통령과 맞서지 않겠다고 밝히는 등 '독주' 분위기가 형성되면서다.

찰리 커크의 절친한 친구로 알려진 터닝포인트 고위 간부 타일러 보이어는 "민주당은 경선 과정에서 서로를 무너뜨리도록 놔두고, 우리는 명확한 선두 주자를 보유한 호사를 누리면 된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집권 첫해인 만큼, 밴스 부통령은 대선 관련 언급을 피하며 2026년 중간선거 승리에 전념하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밴스 부통령 측근은 WSJ에 "그는 공화당이 하원과 상원을 지켜내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공화당 전국위원회 재정위원장을 맡아 보수 기부자들과 접촉하는 역할을 내년에도 이어갈 계획"이라며 "그가 실제로 대선에 출마할지조차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간선거 패배로 트럼프 행정부 국정 동력이 약화될 경우, 정권의 상징인 밴스 부통령도 차기 후보 선출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핵심 지지층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마가)' 진영도 이미 분화되기 시작했다.

AP통신은 "공화당이 트럼프 이후 미래를 고민하기 시작하면서 마가 운동 핵심 인사들은 경쟁을 시작했다. 트럼프와의 연합을 어떻게 유지할지에 대한 명확한 해법은 보이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일단 밴스 부통령은 21일 연설에서 통합을 시도했다. 그는 백인 우월주의·반(反)유대주의를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자멸적으로 지지자들을 걸러내서 위대한 정치 연합을 만든 것이 아니다"라며 "나는 비난하거나 쫓아낼 보수 인사의 명단을 들고 오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서로를 부정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일이 우리 앞에 있다"며 "백인이든 흑인이든, 부자든 가난하든, 젊든 늙든, 농촌이든 도시든, 논란의 인물이든 지루한 사람이든 상관 없다. 모든 미국인은 초대받았다"고 강조했다.

AP는 "터닝포인트 행사에서는 반유대주의, 환경 규제 등을 둘러싼 다양한 논쟁이 벌어졌다"며 "밴스든 다른 누구든, 차기 공화당 후보를 노리는 인사가 헤쳐나가야 할 험난한 정치 환경의 예고편 격"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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