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황금함대' 첫 전투함 사업 개시
헌팅턴잉걸스, 신형 호위함 건조 맡아
생산 여력 한계로 협업 필요성 부각
HD현대중공업 공동건조 가능성 주목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추진하는 '황금함대' 구상이 구체화하면서 미 해군의 신형 호위함 건조 사업이 본격 궤도에 올랐다.
건조 주체로 헌팅턴잉걸스가 선정됐지만, 제한된 미국 조선 역량을 감안하면 HD현대중공업과의 협업 가능성이 자연스럽게 거론된다.
이번 사업이 단순한 함정 발주를 넘어 미 해군 전력 재편과 한미 조선 협력 구조 변화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해군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신형 호위함 건조 업체로 헌팅턴잉걸스를 선정했다. 헌팅턴잉걸스는 미시시피주에 위치한 잉걸스조선소에서 미국 신형 호위함을 건조할 것임을 밝혔다.
잉걸스조선소는 미 해안경비대의 국가안보경비함(NSC)를 전량 건조한 이력이 있다. 이번 신형 호위함은 미 해안경비대의 레전드급 경비함을 기반으로 개량해 만들어진다.
이 호위함은 트럼프 대통령이 추구하는 '황금함대'의 첫 전함이다. 존 펠런(John Phelan) 미 해군성 장관은 SNS를 통해 이 신형 함정 설계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의 '황금함대(Golden Fleet)'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정부는 중국 및 러시아 해군력 견제를 위해 미 해군의 노후화된 구형 전함들을 대체하는 신형 함대 구축을 추진 중이다. 약 280~300척 가량의 유인 함정과 다수의 무인 함정으로 구성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헌팅턴잉걸스가 HD현대중공업과 협업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지난 10월 HD현대와 헌팅턴잉걸스가 상선 및 군함 설계·건조 협력 합의 각서(MOA)를 체결했기 때문이다.
미 해군은 신형 함정을 오는 2028년까지 진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잉걸스조선소는 구축함(DDG), 강습상륙함(LHA), 상륙수송함(LPD)를 건조하고 있다. 신형 호위함 건조 사업까지 진행하려면 병목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실제로 크리스 캐스트너 헌팅턴잉걸스 최고경영자(CEO)는 "해군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미국 조선 산업 기반을 확장하려는 우리의 파트너들과의 지속적인 노력에 큰 자신이 있다"며 협업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에 대해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이는 HD현대중공업과의 협업을 염두해 둔 발언일 것"이라며 "초도함 이후 물량에 대해 함정 공동건조 MOA를 체결한 HD현대중공업과의 협업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내년 상반기 미국 정치권에서 황금함대를 위한 법안들이 승인된 후 보다 적극적인 한미 협력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 해군 관련 사업 영위를 위해 국내 조선사들이 노력해온 만큼 결실이 다가오고 있는 것 같다"며 "마스가 프로젝트 예산 집행과 내년 관련 법안들이 통과되면 역할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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