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맹폭 베선트, 재무장관 넘어 'MAGA 전사'로 떠올라" WP

기사등록 2025/12/22 13:07:16

'민주당 州서 인플레' '민주 주지사 극좌'

초당적 협력 재무장관 대야공세 이례적

재무부 "시장, '베선트 당파적' 동의안해"

[워싱턴=AP/뉴시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연일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본연의 역할을 넘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마가)' 진영의 새로운 주자로 부상하고 있다는 미국 언론 보도가 나왔다. 사진은 베선트 장관이 지난 2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발언하는 모습. 2025.12.22.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연일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자신의 직책을 넘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마가)' 진영의 새로운 주자로 부상하고 있다는 미국 언론 보도가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21일(현지 시간) '스콧 베선트, 뜻밖의 마가 전사로 떠오르다' 제하의 기사에서 "재무장관은 지난 수십년간 글로벌 투자자들과 외국 지도자들에 대한 신뢰성 저하를 우려해 당파적 발언을 삼가왔지만, 베선트는 다르다"고 보도했다.

미국 재정을 관리하고 예산·세제·국가부채 문제 등을 조율하는 중립적 관료 성격이 강한 재무장관이 공화당 정권의 일원으로서 국내 정치에 관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WP는 "공격적 재무장관은 최근 민주당 인사들을 실명 비판하고 인플레이션을 '민주당 주(州)의 문제'라고 주장했으며 민주당 소속 주지사 3명을 '급진좌파' '트럼프 혐오 증후군 환자'로 조롱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달 펜실베이니아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유세 형식 집회에 참석했고, 뉴욕타임스(NYT) 행사에서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아들 헌터 바이든을 조롱하며 '더 이상 NYT를 읽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부연했다.

의회와 예산 협상을 벌여야 하는 재무장관이 야당과의 정쟁에 직접 뛰어든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조지 부시 행정부 헨리 폴슨 재무장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트럼프 1기 행정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모두 민주당과 초당적 협력을 이뤄내 위기를 돌파한 바 있다.

론 와이든 상원 재무위원회 민주당 간사(오리건)는 "므누신과도 이견은 많았지만 우리는 큰 사안에서 건설적으로 협력했다. 나는 이 사람(베선트 장관)을 제외한 모든 재무장관과 잘 지냈다"고 했다.

과거 공화당 행정부에서 근무했던 익명의 관계자도 "재무장관이 전통적으로 지켜온 품위가 완전히 무시되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에서 이것은 흔한 일이지만, 정치와 거리를 둬온 각료(재무장관)에게서조차 보이는 것은 충격적"이라고 토로했다.

베선트 장관은 민주당뿐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도 좌충우돌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9월 윌리엄 풀티 연방주택금융청(FHFA) 청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신을 험담했다며 신체적 위협을 가했던 것으로 전해졌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는 국세청(IRS) 통제권을 두고 백악관에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재무부는 이날 보도에 대해 대변인 논평을 통해 "시장은 베선트 장관이 당파적 행위자라는 어떤 주장에도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WP의 일관되게 터무니없는 좌파적 당파성을 고려하면, 제프 베이조스가 급격히 침몰하는 이 신문을 살리려고 수억 달러를 낭비한 것도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WP를 비난했다.

한 전직 공화당 행정부 백악관 관계자는 "월스트리트와 각국 재무부는 과도한 찬사와 충성 표현이 트럼프 각료의 기본 요건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도 "재무장관이 미국 경제에 대해 극도로 당파적이고 사실과 다른 발언을 공개적으로 하는 것은 문제가 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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