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떠나는 이정효 감독 마지막 인사…"더 넓은 무대서 부딪힐 것"

기사등록 2025/12/21 16:48:29

광주, 이정효 감독과 계약 해지 발표

"광주 감독이었음에 평생 감사할 것"

[서울=뉴시스] 프로축구 K리그1 광주FC, 이정효 감독과 계약 해지. (사진=광주FC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하근수 기자 = 이정효 감독이 프로축구 K리그1 광주FC에 부임한 지 4년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으며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광주는 이정효 감독의 중도 계약 해지 요청에 따라 상호 합의 하에 동행을 마치기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구단에 따르면 이 감독은 지난 12일 구단에 계약 해지를 공식 요청했으며, 광주는 법률 검토와 내부 종합 검토를 진행한 뒤 이를 수용했다.

이 감독은 2021년 12월 광주 부임 후 2022년 K리그2 우승 및 K리그1 승격, 2023년 K리그1 파이널A 진출, 2024년과 2025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8강 진출과 코리아컵 준우승 등을 달성하며 팀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그는 구단을 통해 "광주에서의 4년은 내 인생에서 가장 치열했고, 가장 뜨거웠으며, 무엇보다 가장 사람 냄새가 나는 시간이었다. 지도자로서 아무것도 증명되지 않았던 나를 감독이라는 자리로 믿고 맡겨주신 구단의 선택은 내 축구 인생의 출발점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 선택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광주는 내게 단순한 팀이 아니라 사람을 믿는 법, 원칙을 지키는 법, 그리고 버텨내는 법을 가르쳐준 곳이었다"며 감사를 표했다.

구단이 최고의 대우를 약속했지만 새 도전을 선택했다는 이 감독은 "광주가 시민구단으로 돈이 없어서 또는 어떤 조건 때문이 아니다. 더 넓은 무대에서 부딪히고, 증명함으로써 한국 축구가 한 걸음 더 나아가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는 꿈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이 있었기에 광주의 축구는 결과를 넘어 이야기가 될 수 있었다. 나는 광주를 떠나지만, 광주에서 배운 축구와 사람에 대한 믿음은 앞으로의 내 모든 선택 속에 함께할 것"이라며 "광주 감독이었음에 평생 감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프로축구 K리그1 광주FC, 이정효 감독과 계약 해지. (사진=광주FC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오전 광주 구단주인 강기정 광주 사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이 감독이 사임의 뜻을 표했다고 알렸다.

강 구단주는 "이 감독이 편지를 보내왔다. 광주에 대한 그리고 새로운 꿈에 관한 이야기였다. '더 높은 무대에서 부딪히고, 배우고, 증명함으로써 한국 축구가 한 걸음 더 나아가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는 꿈 때문'에…한국 축구와 이 감독을 위한 길이라는 생각에 2027년까지 함께 하기로 한 계약을 해지하는 데 동의하지 않을 방법이 없었다"고 남겼다.

이어 "지금은 헤어지지만 한국 축구의 앞날에 또 이 감독의 앞날에 큰 영광이 있길 바라며 크게 다시 만나길 바랄 뿐이다. 이 감독 덕분에 우리는 기뻤고, 광주는 빛났다"며 "이 감독이 떠나도 '심장이 뛰는 한 광주답게'. 광주는 언제나 우리들의 자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감독을 떠내 보낸 광주는 즉시 후임 사령탑 선임 절차에 착수한다.

광주는 "재정 여건과 시민구단의 특성을 이해하고, 기존의 공격적이고 주도적인 축구 철학을 계승하거나 이를 보완해 성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지도자를 선임한다는 방침"이라고 알렸다.

광주 구단 관계자는 "이번 변화를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삼아 시민구단으로서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더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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