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갈린 교육업계…AI디지털교과서 지고 시니어 뜨고

기사등록 2025/12/20 15:01:00 최종수정 2025/12/20 15:16:23

AIDT, 교육자료로 격하…업계, 헌법소원 제기

탄력받은 시니어 교육 사업, 잇달아 확장 중

[서울=뉴시스]AI디지털교과서 발행사들, 대통령실에 공동 입장문 전달.(사진=천재교육 제공) 2025.12.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강은정 기자 = 2025년은 교육업계의 명암이 뚜렷한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모두의 주목을 받았던 '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AIDT)' 사업은 추진 동력을 잃었지만, '시니어 교육 사업'은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지난달 AIDT 발행사에 검정 심사 수수료 반환 결정을 내렸다.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실의 'AIDT 검정 심사 수수료 반환 관련 요구 자료'를 보면 교육부가 이들에게 돌려주기로 한 금액은 총 48억8808만원이다.

이번 결정의 배경에는 올해 8월 공포된 초·중등교육법 일부 개정안으로 AIDT 지위가 교과서에서 교육 자료로 격하된 데 있다. 이에 따른 후속 조치로 교육부는 지난달 18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관련 법에서 AIDT 삭제를 뼈대로 하는 교과용 도서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령안을 심의·의결했다.

첨단 AI 기능으로 맞춤형 학습을 지원하고자 마련된 AIDT 사업은 윤석열 정부의 핵심 교육 정책이었다. 하지만 현장 반발이 커지고 이재명 정부가 들어면서 AIDT는 도입 한 학기 만에 사실상 퇴장 수순을 밟게 됐다.

AIDT 지위 격하 결정에 교육업계는 즉각 반발했다. 한국교과서협회와 YBM, 천재교육, 동아출판 등 발행사들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꾸려 헌법소원 등 법적 대응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비대위가 헌법소원을 진행하고 있고 최소 수백억원이 드는 AIDT 개발 비용에 비해 교육부의 반환 수수료는 턱 없이 부족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발행사 관계자는 "심사숙고해서 내년 사업 방향을 결정하겠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지난해 10월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구IT교육센터에서 열린 서초 스마트시니어 IT 페스티벌에서 참가자들이 AI를 활용한 코딩에 도전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2025.12.20. 20hwan@newsis.com
AIDT 사업은 쪼그라들었지만 실버세대를 겨냥한 교육 사업은 탄력을 받은 모양새다. 이 같은 흐름은 고령 인구 증가세뿐 아니라 시니어 구매력이 향상되고 있다는 점에서 기인한다. 한국무역협회는 국내 시니어 산업 시장이 2020년 72조원에서 2030년 168조원으로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구몬은 50세 이상 고객을 위한 패키지 프로그램인 '액티브라이프'를 출시하고 영어, 국어, 일어 등 총 7과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구몬에 따르면 해당 프로그램 이용자들의 연령대는 ▲60대(34%) ▲50대(32%) ▲70대(23%) ▲80대 이상(11%)으로 집계됐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액티브라이프 회원 임모씨는 "아이들이 다 커서 독립한 뒤에 빈집증후군이 생겼는데, 중국어와 한자 공부를 꾸준히 하다 보니까 긍정적인 자극이 생겨서 좋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대교뉴이프는 지난달 시니어 케어 콘텐츠 개발을 담당할 기업부설연구소를 출범했다. 또 실버세대 맞춤형 그룹 학습 커뮤니티인 대교 스터디 클럽을 개설하고 인지력 향상 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에듀윌 원격평생교육원은 현역으로 활동하고 싶어 하는 '액티브 시니어'를 위한 미용학 과정을 론칭했다. 온라인 강의만으로 교육부 장관 명의의 미용 전문학사 학위와 종합 미용 면허 취득이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학령인구 감소와 경기 둔화 속에서 외형 성장보다 사업 효율화와 체질 개선에 집중한 해였다"며 "내년에는 학습 서비스 고도화와 새로운 수요를 찾기 위한 움직임이 업계 전반에서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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