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창 의장 "사상 초유의 일…유감"
[태백=뉴시스]홍춘봉 기자 = 시정질문 도중 이상호 강원 태백시장이 답변을 거부한 채 자리를 떠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자, 고재창 태백시의회 의장이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하며 경고성 발언을 했다.
고재창 강원 태백시의회 의장은 19일 본회의장에서 열린 시정질문 과정에서 이상호 태백시장이 답변 도중 퇴장한 사태와 관련해 "시의회 개원 이후 이런 일은 처음"이라며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정연태 의원이 힐링시티타워 사업과 태백문화재단 운영 문제를 지적한 데 이어, 공공산후조리원 위탁 과정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질의를 이어갔다.
그러나 이상호 시장은 일부 질문에 문제를 제기하는 취지의 답변을 하다 "들어가겠다"며 추가 답변을 거부하고 답변석을 떠났다.
이에 고재창 의장은 즉각 제지에 나서 "시장은 시정질문에 대해 진지하고 성실하게 답변해야 한다"며 "질의하는 의원도 명확히 질문해야 하지만, 집행부 수장 역시 책임 있는 자세로 답변에 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이상호 시장은 의장에게 간단히 인사한 뒤 발언대를 벗어나 시장석으로 이동했고, 시의원과 유튜브 중계를 지켜본 시민들은 할 말을 잊었다. 시정질문 도중 시장이 답변을 거부하고 자리를 떠난 것은 태백시의회 역사상 전례를 찾기 힘든 일로 알려졌다.
빈 답변대를 마주한 정연태 의원은 "산후조리원 위탁과 관련한 모든 자료를 확인한 결과, 공정한 평가가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며 "배점 기준이 갑자기 변경된 배경 역시 납득하기 어려워 감사 청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심창보 의원 역시 시정질문을 통해 "117억원이 투입된 힐링시티타워 사업이 잦은 공기 연장으로 시민 불편을 가중시킨 바 있다"며 "전기공사 등 다수의 공사가 특정 업체에 수의계약으로 집중됐다는 의혹에 대해 해명이 필요한 것은 물론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질타했다.
심 의원은 또 "2026년도 예산안을 시의회에 제출해 놓고도 사업 추진을 위한 행정 절차를 생략한 것은 의회를 무시하는 행태"라며 "폐광기금의 중장기 운용계획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 석탄산업과와 사전 협의를 거쳤는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태백시의회는 이날 심의 과정에서 태백문화재단 관련 예산을 포함해 총 145억8436만원 규모의 예산을 삭감했다. 불통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시정 전반을 둘러싼 집행부와 의회의 갈등이 더욱 악화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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