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민자유치 1호…15년 정선 밝힌 하이캐슬리조트

기사등록 2025/12/19 16:09:09

강원랜드 곁에서 묵묵히 켜온 불빛, 민간리조트 역사를 만들다

하이캐슬리조트 전경.(사진=하이캐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정선=뉴시스]홍춘봉 기자 = 강원 정선군 사북읍. 밤이 깊어 강원랜드의 불빛이 하나둘 꺼질 때도 그 곁에 자리한 작은 불은 끝내 꺼지지 않았다. 폐광의 시간을 함께 견뎌온 하이캐슬리조트가 오는 23일 영업 개시 15주년을 맞는다.

하이캐슬리조트의 15년은 단순한 '영업 연수'가 아니다. 이 리조트는 출발부터 폐광지역 민자유치 1호라는 무거운 이름을 달고 시작했다. 민간 투자가 쉽지 않던 지역에서 하이캐슬은 가능성을 증명해야 하는 존재였다.

그 시간 위로 경기 침체와 관광산업 불황, 그리고 코로나19 팬데믹까지 수차례의 위기가 겹쳤다. 그러나 하이캐슬은 외부 환경에 흔들리기보다 지역 안에서 함께 버티는 길을 택하며 15년의 시간을 이어왔다.

이 도전은 하루아침에 시작된 것이 아니었다. 1995년 개발 계획 수립 이후 인허가와 토지 매입, 각종 행정 절차를 거치는 데만 15년 가까운 준비 기간이 필요했다.

수차례 좌초 위기를 넘긴 끝에 하이캐슬은 2010년 12월23일 마침내 첫 손님을 맞았다. '폐광지역에는 민간 투자가 들어오기 어렵다'는 통념을 깨는 순간이었다.

창업주 이상훈 회장은 총 1000억원을 직접 투자했다. 개인이 추진한 대규모 리조트 개발이라는 점에서 전례 없는 결단이었다.

시공은 롯데건설이 맡아 현장에 상주하며 공사를 진행했고, 이 과정은 곧바로 지역 고용 창출과 경제 활성화로 이어졌다. 하이캐슬은 건물보다 먼저 일자리로 지역에 스며들었다.

개장 이후 하이캐슬은 관광 인프라를 넘어 지역의 '이웃'이 됐다. 매년 연탄 나눔 봉사를 이어왔고, 매달 지역 복지시설 '베드로의 집'을 찾아 봉사활동을 지속해 왔다. 보여주기식 사회공헌이 아니라, 시간이 쌓여 만들어진 관계였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은 하이캐슬의 정체성을 또렷하게 드러낸 시기였다. 매출이 급감하는 위기 속에서도 직원 급여를 단 하루도 미루지 않았다. 이 이야기는 지금도 지역사회에서 회자되며, 하이캐슬이 무엇으로 버텨왔는지를 말해준다.

리조트 관계자는 "하이캐슬이 오늘에 이르기까지는 창업주의 결단과 직원들의 헌신, 그리고 지역과 고객의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화려함보다 관계를 선택해 온 시간이 결국 리조트를 지탱했다"고 말했다.

이를 기념해 하이캐슬리조트는 최근 지역 주요 인사와 협력사, 고객, 전·현직 임직원이 함께한 15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고객과 함께하는 소통 매직 콘서트'와 정선 출신 초대가수 진달래의 무대는 지난 시간을 축제처럼 되돌아보는 자리였다.

이상훈 대표는 "폐광지역 민자유치 1호 기업이라는 자부심으로 15년을 이어왔다"며 "앞으로도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새로운 개념의 리조트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하이캐슬리조트는 339실 규모의 콘도와 레스토랑, 다양한 규모의 세미나실, 사우나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화려함으로 주목받기보다 지속과 신뢰로 존재를 증명해 온 리조트. 하이캐슬의 15년은 폐광 이후 정선이 걸어온 또 하나의 현실적인 성공 서사로 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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