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총리 한중일에 사과…의원들 모욕 제스처

기사등록 2025/12/18 09:12:17 최종수정 2025/12/18 09:14:25

미스 핀란드 자격 박탈 항의하며

눈꼬리 잡아당기는 사진 게시

[헬싱키=AP/뉴시스]페테리 오르포 핀란드 총리가 17일(현지시각) 자국 의원들의 아시아인 모욕 제스처에 사과했다. 2025.12.18.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핀란드에서 아시아인을 모욕하는 눈꼬리 잡아당기기 제스처 논란이 확산하면서 핀란드 총리가 한국, 중국, 일본에 사과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최근 며칠 사이 핀란드 최대 반이민 정당 소속 의원 2명 등 의원 3명이 눈꼬리를 잡아당기는 사진을 게시했다.

지난주 같은 제스처를 취했다가 미스 핀란드 자격을 박탈당한 사건에 항의하는 의미로 풀이됐다.

그러자 페테리 오르포 핀란드 총리가 17일 중국 주재 핀란드 대사관이 소셜 미디어에 게시한 중국어 성명에서 “개별 국회의원들이 올린 최근의 모욕적인 소셜 미디어 게시물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 이는 평등과 포용이라는 핀란드의 가치를 반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핀란드의 한국 주재 대사관과 일본 주재 대사관도 소셜 미디어에 유사한 성명을 공유했다.

이번 논란은 이달 초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 출전한 핀란드 대표 사라 드자프체가 눈꼬리를 비스듬히 잡아당기는 사진이 소셜 미디어에 떠돌면서 시작됐다.

사라 드자프체는 지난주 인스타그램에 올린 성명에서 사과했다.

그는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 가운데 하나는 사람과 그들의 배경, 그리고 차이를 존중하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나는 내 행동에 책임을 지고, 이번 일을 통해 배우겠다”고 밝혔다.

이후 미스 핀란드 조직위원회가 그의 발언이 “모욕적이고 해롭고, 대회의 가치와 완전히 배치된다”며 그의 타이틀을 박탈했다.

그의 타이틀 박탈에 오르포 총리의 연립정부에 참여하고 있는 포퓰리즘 성향의 반이민 정당인 핀스당 소속 의원들이 분노했다.

유호 에에롤라와 카이사 가레데우 의원과 핀란드 유럽의회 의원인 세바스티안 틴퀴넨이 사라 드자프체가 올렸던 것과 유사한 사진을 소셜 미디어에 게시했다.

카이사 가레데우는 사진 설명에서 자신이 관자놀이 마사지를 하고 있다고 썼고, 유호 에에롤라와 세바스티안 틴퀴넨은 사라 드자프체를 지지하는 취지의 글을 덧붙였다.

유호 에에롤라는 이후 사과했다. 그는 일본 아사히신문과 인터뷰에서 “내 사진이 아시아인들에게 상처를 줬다는 점에 대해 깊이 사과한다”고 말했다.

카이사 가레데우는 핀란드 타블로이드 매체 일탈레흐티와의 인터뷰에서 사과를 거부했다. 세바스티안 틴퀴넨은 인스타그램 게시물에서 중국을 비판하면서, 사라 드자프체에 대한 ‘취소’를 거부한 것은 옳은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오르포 총리는 해당 게시물들을 “유치하고 어리석다”고 비난했다.

총리의 비난과 사과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공영방송 윌레는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해당 의원들이 속한 정당이 목요일에 회의를 열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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