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 'AI 바이오 국가전략' 의결
신약 개발에 AI 스스로 후보물질 설계·검증 체계
나머지 분야는 특성 맞춰 특화 AI 모델 개발·활용
2030년까지 700만건 이상의 바이오 데이터 확보
[서울=뉴시스]박은비 기자 = 인공지능(AI) 바이오 기술 패권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정부가 신약 개발, 뇌·역노화, 의료기기, 바이오제조, 농식품(그린바이오) 등 5대 핵심 분야를 선정하고 AI 바이오 모델 구축에 나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8일 개최된 제2차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AI 바이오 국가전략'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바이오는 분자 단위부터 개체 수준에 이르기까지 복잡한 생명 시스템 탐구로 장시간·고비용이 소요되는 반면 불확실성이 높은 분야다. 하지만 AI를 통해 방대한 바이오·의료 데이터를 학습하면 복잡한 생명 현상을 이해하고, 광범위한 지식 기반 연구가 가능해진다.
최근에는 두뇌 역할을 하는 바이오 파운데이션 모델과 연구동료 역할을 하는 에이전틱 AI를 활용한 지능형·자동화 연구로 패러다임이 변하는 추세다. 전통적 신약개발 방식의 임상1상 성공률이 52% 정도인데, AI를 활용하면 성공률은 8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정부는 AI 적용 가능성과 파급 효과를 고려해 ▲신약 개발 ▲뇌·역노화 ▲의료기기 ▲바이오 제조 ▲농식품(그린바이오)를 5대 핵심 분야로 선정했다. 단기 성과, 중장기 혁신, 국민 체감을 달성할 수 있는 분야라는 판단이다.
◆'국가 AI 바이오 연구소' 중심 바이오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
신약 개발은 바이오 파운데이션 모델과 에이전틱 AI 기반으로 AI가 스스로 후보물질을 설계하고 검증하는 체계를 갖춘다. '국가 AI 바이오 연구소(가칭)'를 중심으로 멀티모달·멀티스케일 바이오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축해 실제 산업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기로 했다.
또한 신약 개발 과정에서 필요한 과업을 자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에이전틱 AI 프레임워크를 개발한다. 더불어 신약 개발 전주기 AI 활용, AI 기반 신규 모달리티 설계 기술 개발, AI·로봇 기반 시험·검증·제조 자동화 등을 추진해 신약개발을 가속화한다.
신약 개발 분야를 제외한 나머지 분야는 분야별 특성을 고려한 특화 AI 모델을 개발·활용해 연구 개발을 가속화하고, 산업 생산성·경제성을 제고하는 게 목표다.
AI 바이오 혁신 생태계도 조성한다. 대학·연구소, 기업, 병원 등 다양한 주체가 협력하고, 바이오 연구자, AI 개발자, 데이터 과학자 등 전문가가 함꼐 연구하는 AI 바이오 혁신 연구거점이 마련된다.
내년 합성신약 분야 1개 시범 거점 조성을 시작으로 2027년부터는 2개 이상 분야로 확대할 방침이다. 각각의 거점에는 AI 바이오 연구개발(R&D)와 대규모 AI 바이오 모델 개발에 필요한 컴퓨팅 인프라, AI·로봇 기반 고속 실험·검증 인프라 구축을 지원한다.
아울러 폐쇄망 클라우드를 구축하고,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데이터 활용 규제 특례 적용을 추진한다. 인체유래물데이터 등 민감데이터를 안전하고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거점에 구축된 인프라로 생산 데이터는 국가바이오데이터통합플랫폼(K-BDS)에 등록해 외부 연구자도 자유롭게 활용 가능하다.
◆2030년까지 700만건 이상 데이터 확보…양자컴·슈퍼컴 난제 지원
AI 바이오의 기초체력이라고 할 수 있는 고품질 바이오 빅데이터 확보도 있다. 데이터 관리계획(DMP) 확대 적용으로 국가연구개발사업에서 생산되는 바이오 데이터를 국가바이오데이터통합플랫폼(K-BDS)로 연계한다. 한국인 100만명 데이터 구축, 데이터 재생산을 통해 2030년까지 700만건 이상의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마지막으로 대규모 AI 바이오 데이터 분석을 지원하는 고성능 컴퓨팅 분석 활용 자원도 제공한다. 내년 하반기부터 슈퍼컴퓨터 6호기를 AI 바이오 연구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민감데이터를 안전하게 분석할 수 있도록 보안 연구환경이 적용된 바이오 전용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를 단계적으로 확충한다.
장기적으로는 양자컴퓨터·슈퍼컴퓨터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통해 바이오 분야 난제 해결 연구를 지원할 예정이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AI 대전환 시대에 해외 주요국들이 앞다퉈 과학기술 AI 전략을 발표하는 가운데, 바이오 분야에서는 한국이 가장 먼저 AI 바이오 국가전략을 수립했다"며 "앞으로도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AI 바이오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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