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사태 몸통' 김봉현 무죄 이유는…'진술 신빙성·증거' 부재

기사등록 2025/12/17 19:17:38

法 "진술 외 직접적 증거 없어"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20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추가 혐의 관련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법정을 나오고 있다. 2022.09.20. livertrent@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전·현직 정치인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혐의로 기소된 '라임 사태 몸통'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51)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결정적 이유는 객관적 증거 부재와 진술의 신빙성 부족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법조계에서는 수수자들에 대해 이미 무죄가 선고된 상황에서 동일한 증거 구조를 가진 사건에 대해 일관된 결론이 나온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12단독(서영우 판사)은 이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전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이강세 전 스타모빌리티 대표에게도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은 20대 총선 직전인 지난 2016년 전후 ▲기동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성남 중원·재선)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 ▲김갑수 전 민주당 예비후보 등 4명에게 총 1억6000만원 상당의 정치자금을 건넨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우선 김 전 회장의 진술이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일관되지 않아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진술 외에 자금 전달을 뒷받침할 직접적·객관적 증거가 제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서 판사는 이날 재판에서 "김봉현은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여러 차례 진술을 번복했다"며 "진술 상당 부분이 수첩에 기재한 메모에 기초했는데, 진술 내용을 종합해서 보면 그대로 믿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신빙성을 의심케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판결은 애초부터 무죄 가능성이 높게 점쳐져 왔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앞서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기소된 전·현직 정치인들이 지난 9월 1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은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는 분석이다. 또 정치자금 사건 특성상 공여와 수수는 구조적으로 맞물려 있는데, 수수 사실이 인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여만을 독립적으로 유죄로 판단하기는 논리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자금 수수 혐의를 받은 네 사람은 지난 9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당시 무죄를 선고한 재판부도 김 전 회장의 진술과 메모의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이에 검찰 항소 여부에도 회의적 전망이 우세하다. 수수자들에 이어 공여자까지 무죄가 선고된 만큼 항소심에서 이를 뒤집을 새로운 증거를 제시하기가 쉽지 않다는 진단에서다.

이 사건에서 김 전 회장 대리를 맡았던 이제일 변호사는 "애초에 기소할 수 있는 사건이 아닌데, 검찰이 억지로 짜맞추기식 기소를 했던 사건"이라며 "워낙 결론이 명백해 검찰이 항소하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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