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유자비 기자 = 감사원이 AI디지털교과서(AIDT) 자율선정 학교들의 활용 실태를 점검한 결과 미접속률이 평균 60%로 나타나는 등 활용률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17일 발표했다. AIDT 사업을 학생, 교사 등 의견 수렴 및 시범운영 없이 추진해 교육현장에 혼란을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감사원은 이날 'AI 디지털교과서 도입 관련 감사' 주요 결과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이번 감사는 국회가 지난 2월 '교육부의 2025학년도 AIDT 도입 과정의 적정성' 등에 대해 감사를 요구하면서 이뤄졌다.

감사원이 올해 AIDT 선정학교(34.2%)의 활용 현황을 점검한 결과, 지난 3~5월 기준 고등학교 1학년 영어는 단 1회도 접속하지 않은 학생이 72.8%, 10일 이상 활용학생은 1.5%에 그쳤다.

전체 초중고 학년·과목별 평균을 보더라도 미접속한 학생은 60%, 10일 이상 활용 학생은 8%에 그쳐 AIDT 활용률이 매우 낮은 상황이었다. 

이에 AIDT 도입 학교에 재직 중인 수학·영어 과목교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AIDT 활용 경험에서 한 번도 활용하지 않거나 활용 중단한 사례는 85.5%, 지속활용은 14.5%에 그쳤다. 미활용의 주된 이유로 '단순히 서책을 디지털화한 수준으로 큰 도움이 되지 않아서'라는 응답이 53%로 가장 많았다.

감사원은 "2025학년 모든 학교 의무도입을 전제로 의견수렴 등 공론화 과정이나 시범운영 등 준비 없이 AI디지털교과서 도입을 추진해 교육현장에 혼란을 초래했다"라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교육부가 AIDT 시범운영을 생략했음에도 현장적합성 검토도 미흡하게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2023년 1월 주요업무 추진계획에서 2024년 AIDT 시범운영을 거쳐 2025년부터 전면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일정상 시간이 부족해 시범운영은 생략, 대신 AIDT를 실제 수업에 적용하고 결과를 수정·보완하는 현장적합성 검토를 지난해 9월~올해 2월 실시하기로 계획했다.

그러나 발행사들이 AIDT 개발기간이 촉박하다는 의견을 개진하자 개발기간 연장으로 AIDT 검정이 지난해 11월 말 완료됐고, 겨울방학으로 수업현장 적용이 어렵게 됐다.

이에 AIDT 표기·표현 오류 검토와 기능서비스 안정성 테스트 등을 실시, 검토하는 수준으로 수업현장 적용 없이 실시됐다.

교육부가 대부분 새로운 사업을 추진시 모든 학교 전면도입 전 시범운영을 실시해온 것과 대비된다. 2007년부터 추진한 구 DT(서책을 PDF화한 교과서) 사업은 4년간 시범운영을 거쳐 2018년 전국학교에 도입했다.

또 감사 결과에 따르면 교육부는 AIDT 도입을 위한 기술규격문서도 마련하지 않은 채 검정실시 공고를 강행해 혼란을 야기했다. 발행사들은 기술기준 없이 AIDT를 제작하다가 뒤늦게 마련된 기술기준으로 개발일정에 차질을 빚거나 품질 저하를 호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는 AIDA 구독료 예산 부담과 관련해서도 시·도교육청과 미흡하게 협의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부는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와 협의 없이 지난해 3월 AIDT 시·도교육청 담당과장 회의에서 AIDT 구독료를 시·도교육청 보통교부금으로 부담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일방적으로 전달했다.  이후 시·도교육청의 협의 요청에도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시행령 등 개정으로 AIDT 구독료를 시·도교육청이 부담하도록 조치했다.

이번 감사 결과에 따라 감사원은 교육부에 새로운 형태의 교과서를 도입시 시범운영을 우선 실시해 효과성을 검증하고 문제점을 미리 점검하도록 하는 등 주의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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